[오늘의 설교] 오직 나만

입력 2024-11-19 03:06

엘리야 선지자는 우상 숭배자들과의 싸움에서 큰 승리를 거뒀습니다. 아합왕 이세벨을 배후로 한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 850명과의 대결은 하나님을 보여주는 위대한 사건이었습니다. 이 승리로 엘리야 선지자는 하나님의 참 선지자로서의 위상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러나 19장 이세벨의 위협 앞에서 약한 모습을 보입니다. 두려움 속에 도망하고 로뎀나무 아래 누워 죽기를 청합니다. 엘리야 선지자를 지치게 한 것이 무엇입니까. 핵심은 ‘오직 나만’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오직 나만’을 두 가지로 생각해 봅시다.

먼저, 모두 우상 앞에 무릎 꿇고 믿음을 저버리더라도 ‘오직 나만’ 남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희망입니다. 한 사람으로 무엇을 할까 싶지만, 바로 그 한 사람이 세상을 바꾸는 것입니다. ‘좁은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적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그 소수가 희망이 되는 것입니다.

나 혼자서라도 옳다고 생각되면 가야 합니다. 혼자서 뭘 할까 싶지만 그 ‘나’가 있어 세상은 바뀝니다. 조동화 시인의 ‘나 하나 꽃 피어’라는 시가 있습니다. “나 하나 꽃피어/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결국 풀밭이 온통/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결국 온 산이 활활/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그렇습니다. 모든 좋은 것은 하나로 시작합니다. 그 하나가 열을 이루고 만을 이루며 세상을 가득 채우기도 합니다. 혼자 남았다고 생각하는 엘리야 선지자는, 독한 이세벨의 죽이겠다는 협박을 받지만 그가 결코 넘어뜨리지 못했습니다. 결국 그가 이스라엘을 지키는 힘이었습니다. 온갖 협박을 당하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나를 지키며 믿음을 지켜야 합니다. 나 한 사람, 그러나 나와 함께 하시는 또 한 분으로 인해 넉넉하게 이깁니다.

또 하나의 ‘오직 나만’을 생각합시다. 나 혼자만 남았다거나 나 혼자만 바르게 산다는 생각은 교만일 수 있습니다. 나 외에도 의외로 많은 사람이 믿음을 지키며 하나님을 바라보고 있을 수 있습니다. 혼자라고 생각하는 엘리야 선지자에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내가 이스라엘 가운데에 7000명을 남기리니 다 바알에게 무릎을 꿇지 아니하고 다 바알에게 입 맞추지 아니한 자니라.”(왕상 19:18)

그렇습니다. 무려 7000명이 버티고 있다는 것입니다. ‘나’만이라 생각했는데 하나님께서는 신앙을 지키는 7000명이나 되는 사람을 보존하고 계셨던 것입니다. 마음 든든하지 않습니까. 오직 나만 옳고 모두 틀렸다는 식의 교만함도 경계해야 합니다. 나만 바르게 섰다는 생각에 빠지지 않아야 합니다. 이 세상 곳곳에 선한 사람이 많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모든 영역에서 조용히 살아 움직이고 있음을 잊지 맙시다. 반드시 나 같은 사람이나, 나보다 더 귀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누가 하나님 편에 서 있는지 몰라도 내가 그 편에 서면 큰 신앙의 무리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

오직 나 혼자라도 지킬 것을 지킵시다. 그러다 보면 나 외에도 많은 사람이 선한 길에 함께 하고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한 사람을 통해서라도 그 나라를 이뤄가십니다.

김관선 목사(산정현교회)

◇평양 장대현교회에서 분립해 1906년 1월 26일 편하설(C.F. Bernheisel)선교사에 의해 평양 산정재에 설립된 산정현교회는 일제의 신사참배를 반대한 주기철 목사, 물산장려운동의 조만식 장로 등을 배출한 역사 깊은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