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초강경투쟁 나서는 野

입력 2024-11-18 00:28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앞 도로에서 열린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3차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중형(징역 1년·집행유예 2년) 판결 이후 초강경 대여 투쟁 모드로 전환했다. 해당 판결을 ‘정적 제거 목적의 정치 판결’로 규정하고, 윤석열 대통령 부부를 직접 겨눈 여론전에 돌입했다. 비상 상황에서 당 내부 결속을 다지는 성격도 있어 보인다. 이 대표 역시 “이재명은 결코 죽지 않는다”며 단일대오 사수를 독려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17일 “지금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탄핵할지 말지 고민하는 중대한 국면”이라며 “무도한 정권에 맞서 국민과 함께 더 강력하게 싸워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법원에 의한 ‘이재명 죽이기’가 윤 대통령 부부의 공천개입 의혹 등을 무마하려는 시도의 연장선이라는 게 민주당의 인식이다.

이 대표는 1심 선고 하루 뒤인 16일 서울 광화문에서 개최된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및 특검 촉구’ 집회에 참석해 직접 결백을 주장했다. 그는 “이재명, 팔팔하게 살아서 인사드린다”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민주주의도 죽지 않는다. 이 나라의 미래도 죽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민주당은 1심 재판부에 대한 직접적 비난도 쏟아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미친 정권에 미친 판결”이라며 “이 대표만 꺾으면, 이 대표의 정치생명만 없애면 자신들은 처벌받지 않을 것이고, 그 알량한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착각을 단단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국회의원·지역위원장 비상 연석회의에서도 “민심의 법정에서, 역사의 법정에서 이재명은 무죄”라고 주장했다.

친명(친이재명)계 김우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포악한 권력자에 굴복한 일개 판사의 일탈” “위정자 편에서 법의 양심을 팔아 야당 지도자를 법의 이름으로 척살” 등의 날 선 표현까지 사용했다.

민주당은 ‘예상 밖 중형’이라는 당혹감 속에서도 대여 공세 단일대오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친명계는 물론 당내 중립 성향 의원들도 “2심 (유죄) 판결이 나와도 당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 대표를 중심으로 당이 흔들림 없이 나아갈 것” 등의 반응을 내놨다.

민주당은 18일 ‘김건희 특검법’ 관철을 위한 ‘2차 비상행동’에 돌입해 국회 내 농성도 이어간다. 농성은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이후 있을 국회 본회의 재표결까지 계속된다. 민주당은 당원 및 연대 세력을 총결집한 장외집회도 이어가며 정부 비판 여론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윤 대통령 탄핵이나 임기 단축 개헌을 주장하는 강성파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 공동대표를 맡은 박수현 의원은 전날 시민단체 ‘촛불행동’이 연 집회에서 “이제 정식으로 여러분과 함께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대표 선고 이후 탄핵연대 동참 뜻을 밝히는 의원도 늘고 있다고 한다. 탄핵연대는 지난 13일 야5당 의원 41명이 모여 출범했다.

탄핵 추진에 공식적으로 선을 긋던 지도부 내에서도 변화 기류가 감지된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정치적 판결’이 나온 만큼 지도부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며 “(탄핵 문제에 대한) 좀 더 명확한 입장을 가지고 대여 투쟁을 하는 식으로 나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다만 당 안팎에선 탄핵 추진이나 사법부를 겨눈 대대적 공세가 자칫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박장군 송경모 기자 genera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