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배춧값 하락세에 한숨 돌렸다

입력 2024-11-18 02:33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은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이한형 기자

가을배추 출하량이 늘어나고 유통업체들이 대대적인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배춧값이 한 달 사이 60% 넘게 떨어졌다. 이번 주말을 기점으로 배추 최대 주산지인 호남에서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가격은 더욱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배추 한 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3257원으로 한 달 전보다 63.3% 가격이 내려갔다. 올해 폭염과 폭우 등 날씨 탓에 고랭지에서의 작황 부진으로 배추 한 포기 가격은 9월 들어 9963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이후 배춧값은 8000원대에 진입하면서 다소 안정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17일 다시 9363원으로 크게 올랐다.


그러나 가을배추가 출하되기 시작하면서 배춧값 하락에 속도가 붙었다. 10월 말 7000원대로 내려간 배춧값은 꾸준하게 떨어지기 시작했고, 11월 15일 기준 3257원을 기록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의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인 평년의 3552원보다 8.3% 낮은 수준이다. aT는 11월 첫째 주에 배추 수급관리 단계를 ‘상승심각’에서 ‘상승주의’로 한 차례 완화했다.

폭염이 9월까지 이어지면서 김장용 가을배추 수급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으나, 각 농가가 생육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을배추 작황은 크게 회복됐다. 정부가 대규모 예산을 투입해 김장재료 전 품목에 할인을 지원한 영향도 있었다.

산지를 안정적으로 확보해둔 대형마트는 경쟁력 있는 가격에 배추를 공급했다. 이마트는 김장철을 맞아 가을배추 39만 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에 선보인 데 이어 30만 포기를 1400원대로 가격을 더 낮춰 팔기로 했다. 홈플러스는 ‘해남배추(통)’ 한 포기를 농축산물 20% 할인 쿠폰에 행사카드 추가 결제 할인 혜택 적용 시 1992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열고 있다. 롯데마트는 일정 기간 행사를 통해 배추를 한 포기당 1960원 수준에 팔았다.

CJ제일제당과 대상 등 김치 제조사의 김치 판매 상황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앞서 여름배추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기업들은 자사몰에서 일부 제품 판매를 중단하거나 배송을 늦추기도 했다.

배춧값과 함께 가격 강세를 보여온 무 가격은 하락세로 돌아섰으나 아직 평년보다는 비싼 상황이다. 무 소매가격은 15일 기준 개당 2524원으로, 한 달 전과 비교하면 29.8% 떨어졌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72.4% 높고, 평년보다는 11.0% 비싸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