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열풍’ 판교… 네이버 계열사 4곳 가입률 50%↑

입력 2024-11-15 02:32

최근 네이버 계열사 4곳의 노동조합 가입률이 50%를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본사도 수일 내 과반 달성이 유력한 것으로 파악됐다. 근무제 변화, 임금협상 등에 불만을 품은 직원들의 가입 러시가 이어지며 노조 불모지로 불렸던 판교에도 노조의 협상력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14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웹툰, 네이버제트, 스노우, 리코스튜디오 등 네이버 계열사 4곳의 노조 가입률이 절반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과반을 넘긴 엔테크서비스(NTS)를 비롯해 5개의 계열사가 과반노조 지위를 앞두게 된 것이다.

네이버 본사와 네이버클라우드 역시 과반노조 달성이 임박했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공동성명) 집계 결과 본사의 경우 과반까지 남은 인원은 10명이 채 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공동성명은 과반 달성이 확실시된다고 보고 이달 중 과반노조 달성 기념 행사를 개최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성명은 가입률이 절반을 넘은 계열사의 경우 사측과 교차 검증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과반노조가 인정되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대표 지위를 획득하게 된다. 노조의 대표성이 강화되는 만큼 회사가 임의로 근로조건을 변경할 수 없다.

최근 노조 가입이 이어진 건 네이버가 불경기 속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임금협상과 성과급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영향으로 해석된다. 네이버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1% 늘어난 2조7156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2% 증가한 5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근무제, 복지에 대한 불만도 노조원 유입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말 카카오 본사도 사상 처음으로 과반노조를 달성했다. 카카오 노조는 현재 사측에 전체 직원 현황 데이터와 함께 노조가 발표한 수치와 교차 검증을 요구한 상황이다.

다른 산업군에 비해 노조 설립이 늦었던 인터넷·게임업계에도 노조 바람이 거세지는 모습이다. IT 기업은 업계 특성상 이직과 전직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호황기에는 노조가 명맥 상으로만 유지됐다.

그러나 업계 불황 장기화 속에 긴축 및 구조조정 움직임이 커지면서 근무제 변화, 임금협상 등을 둘러싸고 노사 간 진통이 커지고 있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