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지지 업은 의협 비대위장 “대통령 변해야 문제 해결”

입력 2024-11-14 01:30
뉴시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에 박형욱(사진) 대한의학회 부회장(단국대의대 교수)이 선출됐다. 전공의들이 공개 지지했던 박 부회장이 당선된 만큼 비대위는 전공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할 전망이다. 강경파로 분류되는 박 부회장이 전공의와 보조를 맞추면서 의·정 갈등이 더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의협은 13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진행된 비대위원장 선거에서 233표 중 123표(52.8%)를 얻은 박 부회장이 당선됐다고 밝혔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을 통해 “정부의 태도에 근본적 변화가 없어 현 의료 농단 사태는 급격히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정부는 의료 파탄이라는 시한폭탄을 장착해 놨고,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먼저 이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돌아갈 수 있게 정책을 개선할 수 있는 분은 윤석열 대통령”이라며 “대통령이 변화하지 않는다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국민은 의료 파탄에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는 전공의 복귀 조건으로 의대 정원 증원을 백지화하라는 주장을 고수할 가능성이 크다. 박 비대위원장은 “비대위 운영에서 그동안 소외돼 온 전공의와 의대생 견해가 충분히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포함한 전공의 70여명은 박 비대위원장에 대한 공개 지지 의사를 밝혔다.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탄핵 이후 여·야·의·정 협의체 대화에 물꼬가 트일 것이라는 기대도 나왔지만,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의협 대의원은 “비대위가 ‘전공의 목소리를 듣겠다’라는 점을 내세워서 당선된 만큼 운신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 임기는 차기 의협 회장을 뽑는 내년 초까지다.

임 전 회장은 탄핵 투표 전 중단했던 SNS 활동을 재개하며 박단 위원장을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박단과 그를 배후 조종해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상세히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김유나 이정헌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