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언약’으로 바라본 연애와 결혼

입력 2024-11-15 03:04

‘연애 신학’이란 책 제목을 접했을 때 먼저 의아했다. 신학이라니? 호기심 반, 궁금증 반으로 목차에서 흥미로운 주제 몇 장만 읽어보려다 마지막까지 단숨에 읽어 내려갔다. 그야말로 완전 ‘득템’이었다. 언어적 유희도 함께 곁들여 재미있고 지적 자극도 만만찮았다. 이 책의 독자 눈높이에는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싶었다. 나는 몽골어 번역본을 출판하기로 했다.

책에는 굵직하고 흩트림 없는 하나의 지류가 흘러간다. ‘언약’ ‘사명’ ‘하나님의 영광’이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에 관한 견고한 확신이다. 책에서 논하는 언약은 성경 전체를 담아 안내하는데 그럼에도 지루하거나 딱딱하지 않았다. 언약이란 옷감에 하나님 나라 백성의 정체성, 삶과 사명이 잘 채색된 편하게 입어온 옷처럼 다가왔다. 가장 즐겨 입고 싶은 디자인으로 만들어진 옷인지라 주변에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들 만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저자가 목회 현장 속 청년과 함께 동고동락하며 수많은 질문과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발견한 길이자 결과물임을 알 수 있었다.

오늘날 우리가 사는 삶의 현장은 그야말로 자유롭다.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창궐한 꽃이 열매를 맺는 시대에 사는 듯하다. 사도 바울이 디모데 목사에게 말한 것처럼 말세에 사람들은 가장 우선적으로 자기를 사랑한다고 경고했다.(딤후 3:1~2)

이 시대 그리스도인의 고민과 교회의 시름도 더 깊어져 간다. 젊은이의 삶의 현장인 연애와 결혼 역시 마찬가지다. 이런 혼란스러운 현장에 저자는 과감하게 성경의 본질인 ‘하나님의 언약’이란 불을 가지고 뛰어든다. 일견 불타는 건물에 물 없는 호스를 휘두르는 소방관처럼 무모해 보이기도 한다.

책을 읽으며 저자가 품은 영혼에 대한 엄청난 사랑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썩어 없어지는 욕망의 불에 사그라지는 젊은이를 향해 구령의 목멤으로 외치는 저자의 애타는 마음을 읽는다. 느보산에 올라 약속의 땅 가나안을 바라보며 연약한 이스라엘 백성에게 마지막으로 언약에 신실할 것을 당부한 모세의 마음처럼 말이다. 연애와 결혼을 거쳐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으로 온전한 사명을 완수하길 고대하는 전도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김성욱 목사(몽골 생명의길교회·출판사 솔롱겅암랄트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