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오해하지 않는 믿음

입력 2024-11-15 03:06

코끼리 꼬리는 굉장히 작습니다. 하지만 꼬리만 가지고 코끼리의 크기를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가까이 있는 것을 보면 그 면이 다 보이는 것 같지만 때로는 못 보고 놓치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합니다. 우리는 나무만을 보는 것이 아닌 전체의 숲을 볼 줄 아는 지혜가 있어야 합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함부로 칭찬하거나 비난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사람의 참된 모습은 시간 속에서 서서히 밝혀집니다.

신앙생활을 할 때도 오해를 조심해야 합니다. 참된 것을 거짓으로 오해하지 말아야 하며 거짓을 진실로 착각하는 오해를 범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해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 속에서 아는 만큼 하게 됩니다. 우리는 함부로 판단하기보다 선악을 구별하시고 진리를 알게 하시는 하나님의 선한 뜻을 바라보는 성도가 돼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본문 말씀을 보면 오해할 만한 상황들이 연속으로 발생합니다. 엘리야의 관점으로 보면 아합의 핍박을 피해 도망 다니는 상황인데 하나님은 엘리야를 사르밧 과부에게로 보냅니다. 사르밧이라고 하는 장소는 어떤 곳입니까. 아합왕의 왕비인 이세벨의 고향입니다. 이세벨의 아버지는 옛바알로 시돈지방의 통치자였는데 이곳은 바로 바알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겨우 도망 다니던 엘리야를 오히려 우상숭배의 소굴인 사르밧으로 인도하신 겁니다. 고난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드렸는데 반대로 하나님께서 고난의 한 가운데로 이끄신 겁니다.

하나님은 엘리야를 왜 이곳으로 보내셨을까요.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이 있는데 하나님은 이를 의도하셨을까요. 설마 그런 의도라 해서 어떤 이가 이 명령에 쉽게 순종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엘리야는 순종으로 나아갑니다.

신앙생활 속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바로 하나님의 계획에는 반드시 이유와 목적이 있다는 사실입니다.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이삭을 바치라 명하십니다. 우상의 문제에서 자유롭게 하시기 위해 본토 친척 집을 떠나라 명하신 분께서 오히려 이방의 가증한 방법을 명하신 것입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은 하나님을 오해하지도 불신하지도 않았습니다. 오로지 말씀에 순종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무한한 신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브라함의 순종을 통해 여호와 이레의 하나님을 만납니다. 아들도 살리고 그의 믿음도 크게 인정받는 축복의 결과를 얻었습니다.

우리는 신앙생활 속에서 때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고난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이때 하나님을 원망하고 의심해선 안 됩니다. 아브라함에게 역사하신 하나님을 믿고 담대한 믿음으로 말씀 앞에 순종하시기를 바랍니다. 순종이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없는 상황에도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행동하는 태도입니다.

하나님은 비단 주머니가 아닌 고난이라는 보자기에 싸서 축복을 보내 주신다고 합니다. 축복은 좋은 모양으로만 오지 않습니다. 고난이라는 언덕을 넘어야 하나님의 은혜도 축복도 온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뜻을 오해하지 맙시다. 오직 하나님의 선하심을 믿고 결단하며 순종하는 참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이승현 목사(한샘교회)

◇한샘교회는 인천 계양구에 있습니다. 구제와 선교사역에 힘쓰며 에바다 기적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젊은 믿음의 공동체입니다. 그리스도와 이웃을 섬기며 다음세대의 양육을 힘쓰며 아름답게 성장하는 교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