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근한 겨울 보내세요”… 노숙인 사역 이어져

입력 2024-11-14 03:03
서울 광야교회 성도들이 지난 10일 ‘제25회 광야인의 날 전도축제’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공원에서 노숙인과 쪽방촌 노인들에게 겨울점퍼를 나눠주고 있다. 광야교회 제공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아침 기온이 10도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서울과 대전역, 영등포 역사 주변을 중심으로 노숙인을 위한 각 지역 교회의 이웃 섬김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역에서 활동하는 스탠드그라운드(대표 나도움 목사) 청년들은 2년째 매달 첫째 주 토요일 노숙인과 쪽방촌 노인을 위한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일에는 서울역 근처 쪽방촌과 새꿈어린이공원에 거주하는 이들을 만나 핫팩과 간식, 성경책을 전달했다.

사역팀이 가장 중시하는 것은 ‘관계 맺기’다. 각자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기도하는 시간을 통해 노숙인에게 희망을 심어준다. 3년째 봉사 중인 홍현우(28)씨는 “노숙인 사역은 가장 낮은 곳을 찾아오신 예수님처럼 기도해 주고 사랑을 나누는 일”이라고 전했다.

대전함께하는교회(김요한 목사)에서 구제사역을 담당하는 김기중 목사는 대전역 근처에서 ‘밤 한 끼’ 사역을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지원이 끊긴 노숙인을 밤에 찾아가 끼니를 나누던 작은 모임에서 시작됐다. 사역은 4년 만에 매달 마지막 주 월요일 저녁과 둘째 주 수요일 점심마다 국수와 치킨을 무료로 제공하는 활동으로 확장됐다. 지금은 대전동북교회(문병수 목사), 열린부뚜막협동조합, 새누리2교회(안진섭 목사), 기독문화예술팀 ‘팔로우온’ 등이 동참한다. 김 목사는 “예배 후 주님의 만찬을 나누는 가운데 그 순간만큼은 우리 모두가 하나님 나라의 공동체를 이뤘다”고 고백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광야교회(임명희 목사)는 37년간 노숙인 사역을 이어왔다. 영등포역 인근 교량 아래에서 예배를 드리며 매일 점심과 저녁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1987년 거리에서 마주한 노숙인들을 보며 “선한 사마리아인이 돼 이들을 돕겠다”고 결심한 게 교회의 시작이다. 매년 겨울 노숙인에게 방한용품을 전하고 11월에는 ‘광야인의 날’ 전도 집회를 개최해 노숙인들을 초대했다. 지난 10일 영등포공원에서 열린 ‘제25회 광야인의 날’에는 1200여명이 예배와 공연을 누리고 방한용품을 선물 받았다.

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