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를 기다리는 수채화 같은 이야기

입력 2024-11-15 04:12

논에는 뜸부기가, 숲에서는 뻐꾸기가 우는 수원 화성의 한 마을에 문학과 음악을 즐기는 한 소녀가 살았다. 소녀는 바로 ‘오빠 생각’을 쓴 최순애(1914~98) 시인이다. 잡지 ‘어린이’에 시를 발표했을 때는 열두 살이던 1925년 11월이었다.

순애는 서울에 가서 소식도 없는 여덟 살 위 신복 오빠를 그리워하며 ‘오빠 생각’을 썼다. 순애는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돌아오지 않는 오빠를 하염없이 기다렸다. 비단 구두를 사다 준다고 약속했지만 뜸북새와 뻐꾹새가 우는 봄, 여름이 지나 기러기와 귀뚜라미 우는 가을이 되어도 소식조차 없었다.

동화는 순이(최순애 시인)와 둘도 없는 단짝 홍이가 오빠가 전해준 이야기 속 장소를 찾아 나서는 이야기로 진행된다. 작가는 “두 친구의 수채화 같은 이야기가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의 마음에 그리움의 감성을 심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맹경환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