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은 성경에 기록되지 않았으나
어떤 자의 이름보다 뚜렷하게 각인 되었다
달의 여신 이난나가 빙의 되었던가
음란한 이시스의 제의를 입었던가
요셉의 겉옷을 붙잡고 유혹의 춤사위를 추며
정염에 타올랐던 육의 화신이여
지금도 어느 불 꺼진 어두운 거리에서
요셉의 옷자락을 붙잡고 애원하고 있는가
오늘도 길을 잃은 사람들은
너의 몸짓에 파멸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지만
나는 오늘도 요셉이 되어
그분의 타임라인을 따라 걸어간다.
시인(새에덴교회)
앞서 '요셉'에서 시의 화자는 요셉 자신이었다. 이 시 '보디발의 아내'에서 화자는 시인이다. 그것도 전지적 시점이 아닌 관찰자 시점이다. 시의 서두에서 언명하고 있듯 보디발의 아내는 그 이름이 성경에 기록돼 있지 않다. 그러나 '어떤 자의 이름보다 뚜렷하게 각인' 되었다고 시인은 말한다. 달의 여신 이난나, 음란한 이시스와 동류였기에 육신의 정욕을 억제하지 못한 악한 여자이자 비운의 여자다. 그러나 시인이 보기에 그 악행은 궁극적으로 여호와의 주권 아래 있었다. 그를 도구로 올곧은 길을 가는 요셉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더 중요한 이 시의 논점은 저 오랜 역사적 사실이 오늘 우리의 삶에도 타산지석으로 응용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시인은 단호히 요셉의 '타임라인을 따라 걸어간다'고 말하는 것이다. -해설 : 김종회 교수 (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