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탈북민 영접캠프… 교회 하나 세우는 것 같아

입력 2024-11-08 03:02
탈북민 선교단체인 북방선교회 본부장 이미란 전도사가 지난 6일 서울 용산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1박 2일 영접캠프에서 탈북 청년들에게 기독교 교리를 가르치고 있다.

“성경에 나온 것처럼 죄의 대가는 사망입니다. 이를 생명으로 바꾸기 위해선 책임이 필요했고, 예수님이 우리의 죄값을 대신 짊어지고 십자가를 지셨습니다.”

지난 6일 서울 용산구 한 교회에서 열린 탈북민 영접캠프. 한 탈북청년이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 대해 질문을 던지자 탈북민 선교단체인 북방선교회 본부장 이미란(57) 전도사는 이렇게 답했다. 이 전도사는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공로 없이는 결코 구원받을 수 없다. 구원자 예수님을 믿어야만 영생을 얻고 천국에 간다”고 호소했다.

북방선교회가 1박 2일 일정으로 마련한 이번 캠프는 탈북민들에게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한 기초 신앙지식을 전하고 복음을 영접할 수 있도록 돕는 자리다. 이 전도사는 지난 10여년 동안 1600명 넘는 탈북민에게 소그룹 교육을 통해 복음을 전해 왔다.

탈북 청년들이 참가한 영접캠프에서 사용되는 신앙교재.

캠프에선 예수향남교회(정갑신 목사)에서 탈북민공동체를 담당하는 박철(49) 목사가 데려온 20대 탈북민 청년 2명의 사연을 접할 수 있었다.

김민철(가명·25)씨는 제삼국 출생으로 히키코모리(은둔 청년)로 지내다 최근 조금씩 공동체에 나온 초신자다. 박진희(가명·27)씨는 18세 때 중국으로 팔려가 두 아이의 엄마가 된 뒤 지난 3월 한국에 입국한 새신자다. 박씨는 탈북자 대안학교인 여명학교에서 공부하다 최근 어려움을 호소했고, 그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박 목사가 캠프 참가를 권했다.

박 목사 역시 5년 전 캠프의 교육생으로 참가했었다. 그는 “캠프에서 하나님과의 관계를 깨닫고 죄와 구원의 문제, 성부와 성자, 성령에 대해 알게 된 것이 큰 은혜였다”며 “마지막 성찬식에서 예수님을 영접하는 순간이 기적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캠프는 지난 6일 오전부터 7일 늦은 오후까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삼위일체와 하나님의 속성, 성경적 회개와 성화의 의미 등을 차근차근 배우며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곱씹었다. 마지막에는 성찬식과 침례식을 통해 ‘나는 예수님을 구주로 믿는다’는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이 전도사를 비롯해 스태프는 탈북민을 단순히 교육하는 차원을 넘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참가자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캠프의 또 다른 매력은 탈북민 권사가 직접 준비한 북한식 반찬이었다. 가족과 같은 캠프의 분위기 속에서 믿음이 깊지 않은 참가자들도 장시간의 성경공부를 버틸 수 있었다.

박 목사는 “탈북민에게 물질적 지원보다 삶을 함께 나눌 가족 같은 동역자가 필요하며, 한국교회가 탈북민과 함께 섬기고 탈북민 사역자를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북민 사역자 한 명을 양성하면 통일 후 교회 하나를 세우는 것과 같다”고도 했다. 이 전도사도 “복음통일의 마중물인 탈북민이 복음을 전하는 자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삶의 이유와 존재의 목적을 깨닫는 진정한 변화를 경험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글·사진=김수연 기자 pro11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