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미국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조 바이든 대통령은 경합주의 도시와 교외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개표 초기에 앞서 나가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따라잡으며 승리를 거뒀다. 반면 올해 선거에서는 전통적으로 공화당 지지 성향이 강한 농촌뿐만 아니라 도시에서도 민주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트럼프에게 열세를 보였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현지시간) 개표율 90% 기준 7개 경합주의 각 카운티를 도심지와 주요 교외, 중소도시, 소도시 및 농촌 지역 등 네 가지 범주로 분류하고 지지 후보가 4년 전과 어떻게 달라졌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도시와 농촌을 막론하고 모든 지역에서 트럼프 지지세가 훨씬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도심지의 경우 4년 전과 비교해 트럼프 지지가 8.1% 포인트 증가했다. 주요 교외는 5.8% 포인트, 중소도시 5.1% 포인트, 소도시 및 농촌 지역은 4% 포인트 늘어났다. 거주지역과 무관하게 유권자들 사이에서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이다.
미국 유권자들은 도시에 거주할수록 우편투표, 농촌 주민일수록 현장 대면 투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시와 농촌에서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갈렸던 4년 전 대선에서 개표 직후 트럼프가 빠르게 앞서 나가다가 막판에 우편투표 개표가 시작되면서 바이든에게 따라잡힌 바 있다. 개표 초기 공화당 후보의 득표가 높게 나타나는 현상은 ‘붉은 신기루’라는 표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번 대선 역시 두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가 박빙으로 나타나면서 트럼프의 개표 초반 강세를 신뢰할 수 없다는 분석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실제 개표에선 트럼프 돌풍이 신기루가 아니라 현실로 드러났다.
경합주뿐 아니라 ‘블루월’로 불리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조차 트럼프 강세가 나타났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트럼프는 4년 전 대선과 비교해 개표율 95% 기준 델라웨어주에서 4.6% 포인트, 로드아일랜드주에서 7.8% 포인트, 버몬트주에서 3.3% 포인트 더 득표한 것으로 분석됐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