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트럼프 쇼크’… 환율 1400원 돌파, 코스피 곤두박질

입력 2024-11-07 00:04 수정 2024-11-07 00:04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빗썸라운지에서직원이 시황판을 살펴보고 있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확실해지자 이날 비트코인은 사상 처음 7만5000달러를 돌파했다.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서도 1억원을 넘었다. 이한형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정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했다. 시장이 예측하지 못했던 ‘레드스윕(상·하원 선거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승 압박이 더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후 8시 48분 기준 전장보다 25.4원 뛴 1404.0원을 기록했다. 주간 거래는 전장보다 17.6원 오른 1396.2원에 장을 마쳤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이 확정되자 더 상승했다. 이는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트럼프 당선 시 강력한 관세 정책 등의 영향으로 달러화가 오를 것이라고 예측돼왔지만 이날 상승 폭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상·하원까지 공화당이 모두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데 이는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이전 트럼프 임기 시절과 달리 훨씬 강력한 정책을 휘두를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됐고, 이것이 환율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환율이 연내 1420원까지 뛸 수 있다고 보지만 현 수준보다 현격히 높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문정희 KB국민은행 수석연구원은 “2017년 트럼프 첫 당선 때에도 환율 상승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취임 이후에 달러는 약세를 보였다”며 “대선 충격이 연말까지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 수혜자산’의 대표격인 비트코인은 세상에 나온 이래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미국 암호화폐(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비트코인 1개 가격은 오후 3시23분 현재 전날보다 9.09% 오른 7만5395.66달러(약 1억500만원)에 거래됐다.

뉴욕증시는 정규장 종료 이후 애프터마켓에서도 개표 결과를 충실히 반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 ‘트럼프 미디어앤드테크놀로지’는 10.17% 급등했다. 일론 머스크의 테슬라는 정규장(3.54%)에 이어 애프터마켓에서도 3.01% 상승했다.


반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0.52% 하락한 2563.51에 마감했다. 트럼프 집권 2기에서 미·중 갈등으로 인한 피해 등이 우려되면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간 영향이다. 특히 에코프로비엠(-8.63%) 포스코퓨처엠(-8.26%) LG에너지솔루션(-7.02%) 등 이차전지 기업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민주당이 주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폐지 우려가 주가에 반영됐다. 트럼프 수혜 업종인 방산, 건설, 금융, 원전주는 동반 상승했다.

구정하 이광수 기자 g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