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화, 4년 만에 연방 상원 다수당도 탈환… 하원도 민주에 앞서

입력 2024-11-07 00:26

미국 대선과 함께 5일(현지시간) 실시된 연방 상원 선거에서 공화당이 4년 만에 다수당을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상원은 고위 공직자에 대한 인사 동의권을 갖고 있다.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수월하게 2기 내각을 출범하기 위한 조건이 갖춰진 셈이다. 하원도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경우 트럼프는 향후 2년간 견제 없는 ‘절대적 권력’을 누릴 가능성이 크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공화당은 전체 100석 중 34석을 새로 뽑는 상원 선거에서 최소 3석을 추가하며 다수당 지위를 되찾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지켜야 할 곳이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지역구를 포함해 23곳에 달해 불리한 상황이었다. 공화당은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 짐 저스티스 전 웨스트버지니아 주지사가 68.9%(개표율 95% 기준)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승리하며 50석을 확보했다. 이후 상원 선거 최대 접전지인 오하이오주에서도 사업가 출신 버니 모레노가 민주당 현역 의원인 셰러드 브라운을 꺾었다. 존 테스터 민주당 의원이 18년간 지켜온 몬태나주도 공화당의 팀 쉬히 후보에게 넘어갔다. 공화당은 러스트벨트 지역에서 의석을 추가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상원 의석을 보유한 텍사스주와 플로리다주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지만 역전에 실패했다. 노조 출신 무소속 후보 댄 오스본의 강력한 도전을 받은 네브래스카주에서도 공화당의 뎁 피셔 의원이 3선에 성공했다. AP통신은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차기 정부 내각 임명이나 대법관 공석을 채울 때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인이 한국계라 ‘한국 사위’로 불리는 공화당 소속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는 메릴랜드 상원 선거에 도전했으나 낙선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블루 스테이트’인 메릴랜드에서 그는 대표적인 반트럼프 인사라는 점과 주지사 재임 당시 성과를 내세워 분전했지만 승리에 이르진 못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인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은 버몬트주에서 4선에 성공했다. 올해 83세인 샌더스 의원은 임기를 마치면 89세가 된다.

한편 435석 전원을 선출하는 연방 하원 선거에선 6일 오전까지 아직 어느 쪽도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중간 집계 결과 공화당이 200석 안팎을 확보해 180석 안팎을 얻은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 해안 지역구에서 개표가 진행 중이라 승자를 확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공화당이 추세를 유지해 하원 다수당 지위를 사수한다면 다음 중간선거(2026년) 전까지 감세나 불법 이민자 추방 등 ‘트럼프표 정책’ 추진에 한층 힘이 실릴 전망이다.

올해 84세인 민주당의 거물 정치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캘리포니아 11선거구에서 공화당 브루스 러우 후보를 꺾고 20선에 성공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