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릴 향한 세상 시선들이 차가울 때도, 모든 사람이 안 된다고 고개 저어도, 우릴 일으켜준 커다란 꿈을 꾸었죠.”
검정 후드집업을 맞춰입은 청소년들이 5일 서울 중구 국립극장 무대에 서서 ‘우리는 열다섯’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입맞춰 불렀다. 무대 뒤편 영상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요리사가 되고 싶다” “재범하지 않고 부모님에게 효도하겠다” 등 미래의 꿈을 말하는 모습이 올라왔다. 상의를 벗고 교복 차림으로 선 청소년들은 다시 노래했다. “우린 아직 열다섯, 만으로는 열세살, 세상 모든 게 다 어렵기만 해. 때론 실망도 하고 때론 눈물 흘려도 포기하지 않을 용기가 있죠.”
서울가정법원은 청소년 문화제 ‘슈퍼 스타일 2024-우리의 무대는 계속될 거야’를 개최했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와 마자렐로 센터, 돈보스코 오라토리오, 효광원, 세상을 품은 아이들, 나사로 청소년의 집 등 6개 보호시설의 보호소년 약 300명이 참석했다.
살레시오 청소년센터 소속 40여명의 보호소년들은 비행소년 ‘곽두팔’을 주인공으로 재판 과정, 보호기관 생활 등을 재연한 연극을 한 뒤 합창 공연을 선보였다. 치어리딩, 밴드, 뮤지컬 등 공연이 이어졌다. 참석한 아이들은 주인공이 친구 물건을 훔치는 장면이 나오자 “다시 생각해”라고 외치고, 판사에게 혼나는 장면이 나올 땐 탄식하며 공감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의정부·인천·수원·대전가정법원 및 춘천지방법원 등 6개 법원이 공동 주최하는 행사로 올해로 12회를 맞았다. ‘6호 처분’을 받은 소년범이 대상이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사회의 관심을 통해 자성할 기회를 얻고 성취와 협동의 가치를 배우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6호 처분은 소년원에 송치되는 8~10호 처분보다 죄질이 무겁지 않고 비행이 상습화되지 않은 저연령 소년, 가정 환경이 좋지 않은 소년들을 6개월간 소년보호시설에 감호 위탁하는 처분이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과 최호식 서울가정법원장, 가정법원 판사들도 객석에 자리했다. 천 처장은 “오늘 느낀 벅찬 감동과 울림을 잊지 말고 더 큰 꿈과 도전, 성장으로 이어지길 응원한다”고 격려했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