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투표 전날인 4일(현지시간) 최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 곳곳을 훑으며 대선 대장정을 마쳤다.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하루 동안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3곳을 돌며 ‘미국 해방’을 역설했다. 해리스는 마지막 유세에서 트럼프의 이름을 언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피했다. 반면 트럼프는 해리스에 대한 인신공격을 지속하면서 여성 비하 욕설도 했다.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 필라델피아에서 마지막 유세를 했다. 그는 “우리의 싸움은 모든 미국인을 위한 자유와 기회, 존엄성이 있는 미래를 위한 싸움이었다”며 “오늘 밤 우리는 낙관주의와 에너지, 기쁨으로 선거를 마무리한다. 우리 국민에게 미래를 만들어갈 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우리가 함께할 때 어떤 도전에도 맞설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유세 장소는 영화 ‘록키’의 배경이 된 필라델피아 미술관 계단이었다. 해리스는 이곳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언더독(약자)으로 시작해 승리를 쟁취한 이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유세에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 팝스타 레이디 가가 등이 동참했다.
해리스는 앞서 앨런타운 유세에서 “우리 생애 가장 중요한 선거까지 하루만 남았는데 동력은 우리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지금이 새로운 세대의 리더십을 위한 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나는 다음 미국 대통령으로서 그 리더십을 제공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마지막 유세에서 불법 이민을 거론하며 “5일은 미국의 해방일이 될 것이다. 첫날 나는 사상 최대 규모의 범죄자 추방 프로그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해리스에 대해선 “지능이 낮은 인물”이라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또 자정을 넘긴 시각에 민주당 인사들을 공격하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향해 “사악하고 역겨운 미친X(crazy b****)”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해당 단어를 소리내지 않고 입 모양만 내면서 “‘b’로 시작하는 단어를 말하고 싶지만 발설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들은 이 단어가 ‘bitch’라고 전했다. 여성을 비하하는 욕설로, 한국말 속어로는 ‘년’에 해당한다.
트럼프는 앞서 펜실베이니아 레딩 유세에선 “여러분은 내일 일어나서 카멀라에게 ‘더 이상 못 참겠다. 당신은 가장 무능한 부통령’이라고 말해야 한다. 그래서 미국을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