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북한군 1만명 쿠르스크 배치… 수일 내 전투 참여 예상”

입력 2024-11-06 00:26
시민들이 5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북한의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발사와 관련한 뉴스 보도를 지켜보고 있다. 북한은 오전 7시30분쯤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SRBM 수발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북한군 1만명 이상이 격전지인 러시아 쿠르스크 등에 배치됐다고 한·미 당국이 밝혔다. 연말로 예상됐던 파병 시한을 앞당겨 전투 투입 태세에 들어간 것이다. 이에 따라 한국 정부도 북한 파병군 전황과 전술 분석, 포로로 잡힌 병사 심문 등을 위한 참관단 파견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 브리핑에서 “1만여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에 가 있고, 그중 상당수가 쿠르스크를 포함한 전선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한·미와 군 관련 정보기관이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현재 쿠르스크로 이동한 (북한) 병력은 약 1만명이고, 수일 안에 전투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군이 (전선에) 투입되는 경우 합법적인 군사 (공격) 목표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팻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 역시 “러시아에 주둔 중인 북한군은 총 1만1000명에서 1만2000명에 달할 것으로 본다”면서 “현재 쿠르스크에는 최소 1만명이 배치돼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에선 이미 북한 파병군과의 교전이 시작됐으며, 북한군 40명가량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쿠르스크주 수자 지역 서쪽의 북한군 거점을 우크라이나군이 포격했다”고 밝혔다. 코발렌코 센터장은 포격 시점이 지난 2일이나 3일이라고 했지만, 북한군 사상자 등에 관한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밀러 대변인은 “관련 보도를 봤지만 그에 대해 확정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는 북한 파병군의 공식 전선 투입이 임박했다는 데는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우크라이나 참관단 파견도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 대변인은 다만 “지금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파견했던 정부 대표단이 전날 귀국한 사실을 언급하며 “현장에서 확인했던 여러 내용을 가지고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논의나 정보 공유,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안다”며 “필요한 사안이 있으면 그에 따른 후속 조치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참관단 파견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MBC라디오에서 “국회 동의를 받지 않는 파병은 가능하지 않다. 그런데도 (정부가) 눈 딱 감고 시행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이 경우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탄핵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오전 7시30분쯤 황해북도 사리원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최소 7발을 발사했다. 미사일은 600㎜급 초대형 방사포(KN-25)로 추정된다. 미국 대선 투표 시작을 약 6시간 앞둔 시점에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존재감을 극대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최근 북한은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 폭파에 이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SRBM 발사 등 연속적 도발로 한반도 긴장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6일 지대지 탄도미사일 ‘현무’와 지대공 미사일 ‘천궁’ 발사훈련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지 조성은 이택현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