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3사는 주력 진출국에 따라 각기 다른 실적 성적표를 받았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미국을 중심으로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본 반면 애경산업은 중국 소비 환경 악화에 따른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한 1조681억원이었고, 영업이익은 160% 늘어난 750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최근 수년간 글로벌 리밸런싱 전략을 추진하면서 중국 시장 비중을 줄이고 북미와 유럽 및 중동(EMEA)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 주력 계열사 아모레퍼시픽의 미주 매출은 1466억원으로 108% 증가했고,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매출은 545억원으로 339% 늘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연결기준 전사 매출은 1조7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17.4% 줄어든 106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735억원으로 19.4% 감소했다. 화장품·생활용품·음료 부문 모두 매출이 감소했다. 면세점 업황 둔화와 해외 사업 효율화 영향으로 전체 매출은 하락했지만, 중국에서는 더후 브랜드를 중심으로 온라인에서 매출 고성장세가 지속됐다. 북미에서의 실적 개선은 숙제로 남았다.
애경산업의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6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48% 하락한 96억원이었다. 화장품 사업이 중국에 발목을 잡혔다. 화장품 사업 3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2% 줄어든 570억원, 영업이익은 53.2% 감소한 39억원이었다. 신성장 채널 공략 등으로 국내 매출은 늘었으나 중국 수요 부진과 마케팅 투자 확대로 실적이 부진했다.
북미와 중국은 화장품 수출 최대 시장으로 꼽히지만, 최근 들어 중심이 북미로 옮겨가는 추세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3분기 국내 화장품 수출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9.3% 증가한 74억 달러(약 10조원)였다. 미국 수출액은 14억3000만 달러로 38.6%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중국은 20억 2000만 달러로 9.1%의 감소세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수출에 있어 북미와 중국 중 한쪽에만 의존하는 전략은 위험성이 다분해 보인다”며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 업계의 최대 과제”라고 말했다.
박성영 기자 ps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