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금메달은 하나님 선물입니다”

입력 2024-11-06 03:04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초대 금메달리스트 필립 김(오른쪽) 선수가 아버지 김병태 목사와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스튜디오에서 금메달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신석현 포토그래퍼

“제가 파리올림픽 브레이킹에서 금메달을 딴 건 모두 하나님의 은혜이자 선물입니다.”

하계 올림픽에 처음 도입된 브레이킹의 초대 금메달리스트인 캐나다인 필립 김(27·예명 필 위자드) 선수의 고백이다. 김씨는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교포 2세로 ‘모든 것이 하나님 은혜’라고 고백하는 신앙인이다. 그를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 종교국 스튜디오에서 만나 단독 인터뷰했다.

‘브레이크 댄스’ ‘비보잉’ 등으로 알려진 브레이킹은 1970년대 미국 뉴욕에서 탄생한 스트리트 댄스의 한 종류다. 브레이킹의 스포츠적 가치에 주목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2024 파리올림픽’에 처음 채택한 종목이기도 하다.

김씨는 파리올림픽 브레이킹 비보이 부문 결승에서 프랑스의 다니스 시빌 선수를 꺾고 올림픽 브레이킹 초대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김씨는 이날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아버지가 개척한 작은 교회에 다니며 그리스도인으로 자랐다”면서 “아버지의 말씀을 들으며 자란 영향인지 압박감이 심한 대회 등 어떤 어려운 상황 가운데서도 늘 감사하는 마음과 밝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브레이킹에 처음 빠져들게 된 것도 아버지가 사역지를 토론토에서 밴쿠버로 옮기며 밴쿠버 시내에서 브레이킹 거리 공연을 마주한 게 계기가 됐다”며 “다시 생각해보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씨의 아버지인 김병태 목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목사로 1997년 캐나다로 이주해 목회를 시작했다. 김 목사는 최근 치매 진단을 받은 어머니의 병간호를 위해 교회를 사임한 뒤 귀국했다. 이날 아들과 함께한 김 목사 역시 기쁨과 감사를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그동안 올림픽 종목이 아니던 브레이킹이 파리올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것부터 기적이었다”면서 “마치 하나님께서 우리 필립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전하게 하시려는 의도가 아닐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말을 듣고 있던 김씨는 자신의 다짐이 있다고 했다. 그의 말은 사뭇 복음적이었다.

“앞으로도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인도하심을 전적으로 신뢰하면서 브레이킹 선수로 활동하고 이를 통해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복음의 열매를 맺는 신앙인이 되길 기도합니다. 지켜봐 주세요.”

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