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줄에 묶인 짐승처럼
미디안 상인들에게 끌려간 밤
달빛도 피멍이 들어 파랗게 번져 갔다
보디발의 종이 되었을 때
별의 꿈은 산산조각 나고
이시스의 현현이던 그녀의 유혹을 뿌리쳤지만
참척(慘慽)한 누명을 쓰고 지하 감옥에 갇히던 날
곡식단은 불타 재가 된 듯하였다
별을 잉태하기 위해서는
그토록 처절한 밤을 견뎌야 하는가
총리대신이 되어 버금수레에 타고
형제들을 용서하며 쏟았던
슬프고도 복받치는 눈물 이야기
죽음 이후, 미라가 되더라도
애굽을 떠나 헤브론 땅에 잠들고 싶었던
그 어떤 밤도 이기지 못한 별의 꿈
잠들지 않는 꿈은
숱한 밤을 지나 어느 눈부신 아침을 맞으리.
시인(새에덴교회)
요셉은 천신만고의 시간을 거쳐 마침내 애굽의 총리대신이 됐다. 어린 시절 그는 이복형들에 의해 아버지에게는 죽은 아들이 되고, 실제로는 ‘밧줄에 묶인 짐승처럼’ 미디안 상인들에게 팔려 갔다. ‘보디발의 종’이 되어 ‘별의 꿈’은 산산조각이 나고 결국은 지하 감옥에 갇혔다. 시인이 보기에 그는 별을 잉태하기 위해 처절한 밤을 보내야 했고, 총리가 되어서도 슬프고 눈물겨운 날이 있었다. 그러나 그가 꿈꾼 ‘눈부신 아침’은 여호와의 은혜였다. 그런데 이 과정에 중요한 시인의 관점이 있다. 그가 언제나 ‘내가 어떻게 여호와 앞에 득죄하리오’라는 신념으로 순전하고 신실하게 살았다는 사실, 그리고 그 중심을 보신 여호와께서 온갖 고난 중에서도 오히려 형통하게 하셨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그의 죽음이 마침내 모든 것을 이룬 자의 안식이라고 본다. -해설 : 김종회 교수 (문학평론가, 전 경희대 교수)
*“요셉이 그들에게 가까이 오기 전에 그들이 요셉을 멀리서 보고 죽이기를 꾀하여 서로 이르되 꿈꾸는 자가 오는도다.”(창 37: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