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세븐틴 팝업스토어가 왜 여기에?” 최근 세븐틴 팝업스토어가 설치된 곳은 서초구 신세계 센트럴시티 안이었다. 세븐틴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세븐틴 팬들을 위한 것이었다.
과거 팝업스토어가 신생 브랜드를 홍보하고, 인지도가 높지 않은 브랜드의 물건을 판매하기 위해 쓰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워낙 많은 팝업스토어가 생겨나다 보니 이젠 팝업스토어 자체가 식상하다는 평이 나왔다. 그런데 최근엔 아예 이미 형성된 팬덤을 공고히 하고,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는 목적으로 팝업스토어가 만들어지고 있다.
일례로 크록스는 매해 10월 팬들을 위한 행사 ‘크록토버’를 진행한다. 지난해에는 팬들의 요청이 빗발쳤던 ‘크록스 클래식 카우보이 부츠’를 실제 한정판으로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는 반려견 전용 부츠인 ‘크록스 펫 부츠’를 선보였다.
에버랜드는 넷플릭스 드라마 팬들을 공략하고 있다. 좀비 드라마 ‘지금 우리는’, 미국 스릴러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등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를 경험할 수 있는 초대형 팝업스토어 ‘블러드시티’를 다음 달 17일까지 운영한다. ‘지금 우리는’ 팝업스토어의 경우 좀비에게 점령당한 학교, 폐허가 된 건물, 급식실, 상점가를 실제처럼 연출해 방문객들이 몰입감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팝업스토어 확장력의 배경은 팬덤이 생성될 수 있는 대상이 무한하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바로 캐릭터 ‘쿼카’다. KT&G 상상마당 부산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동물’로 알려져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동물 쿼카의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봉제 인형 전문 회사 ‘메세’는 쿼카를 브랜드화해 MZ세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아이돌 팝업스토어는 팬덤 마케팅의 핵심이다. 기존의 팬덤을 끌어들여 다양한 경험을 하게 하고, 팬덤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쓰이고 있다. 세븐틴의 팝업스토어 ‘세븐틴 스트리트 인 성수’는 지난해 개점 6일 만에 누적 방문자 수가 10만명이 넘는 대박을 터뜨렸다. 기존의 공고한 팬덤에 더해 신규 음원을 들을 수 있는 리스닝 룸, 멤버들이 직접 쓴 손글씨 메모 등을 전시해 호평을 받았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