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정 협의체 11일 개문 발차… 야당·전공의 불참 가닥

입력 2024-11-05 01:0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11일 의료 현안을 논의할 여·야·의·정 협의체를 출범키로 했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의대협회) 외 다른 단체가 합류할 가능성은 낮다. 야당도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단체는 협의체에 우선 참여해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 중인 과제 등을 점검하면서 다른 단체 참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다 더 시급한 민생은 없다”며 “더불어민주당이 처음과 달리 전제조건을 강조하면서 계속 불참 입장을 고수한다면 여·의·정만이라도 우선 (협의체를) 출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민주당을 향해 “당장 참여하기가 주저된다면 일단 출범된 이후 언제라도 참여를 환영하고,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2일에는 한덕수 국무총리를 포함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국민의힘 김상훈 정책위의장과 한지아 수석대변인, 민주당 박주민 의료대란대책특별위원장과 이정문 정책위 수석부의장, KAMC 등이 참여해 만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서 민주당은 ‘2025학년도 의대 정원’ 문제를 언급했고, 여당은 협의체 출범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의대 교수들이 참여를 검토했지만, 의대 증원과 관련한 정부 태도가 변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참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6일 혹은 7일에 열리는 임시총회에서 협의체 참여를 재논의할 계획이지만 부정적 기류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대책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협의체에 참여할 계획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창민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위원장도 “한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 다른 현안들을 풀어내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당장 참여하지 않고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의협 역시 참여 의사가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협의체는 일단 ‘개문발차’ 형태로 출범할 전망이다. 앞서 두 참여 단체는 각 대학이 의대생 휴학을 자율적으로 승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교육부가 이를 수용하면서 협의체 참여 전제 조건은 사라진 상태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의·정 갈등 해결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조성되면 야당도 불참 입장을 고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한의학회 관계자는 의제에 대해 “전공의나 의대생 문제와 관련해 다른 단체에 직접 참여하라고 언급하긴 어렵다”면서도 “의료계 요구가 담긴 사안을 풀어내다 보면 전공의나 의대생 입장에서 ‘우리가 수긍할 부분이 있을 것 같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논의 참여도 따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SNS에 협의체 참여에 대한 언급 없이 “의대생과 전공의들은 내년에도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김유나 정현수 이정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