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당국자 “북한군, 이미 쿠르스크주에서 공격 받았다”

입력 2024-11-05 00:25 수정 2024-11-05 00:25
경의선 군사분계선(MDL) 북쪽으로 이어진 연결도로가 끊어진 곳에 깊이 3m의 대전차구(전차를 차단하기 위한 구덩이)와 높이 11m의 성토지(흙과 돌을 덮어 높게 만든 땅)가 조성돼 있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지난달 15일 동해선·경의선 연결도로를 폭파한 후 요새화 작업을 이어왔다고 4일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병력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주에서 이미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자가 4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의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텔레그램을 통해 “첫 북한 병력이 쿠르스크에서 이미 공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군의 교전 상황이나 피해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과 유럽연합(EU)은 이날 서울에서 첫 전략대화를 갖고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에 대한 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제1차 한-EU 전략대화’를 개최했다. 양측은 전략대화 종료 후 발표한 ‘러·북 군사협력 규탄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특수부대를 파병해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자행한 침략전쟁을 지원하는 것을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양측은 또 “국제사회 비확산 노력을 위태롭게 하고,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북한으로의 핵·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의 이전 가능성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전략대화를 계기로 ‘한-EU 안보방위 파트너십 합의문서’를 채택했다. 군축 비확산 등 15개 분야 협력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한편 북한군이 지난달 15일 경의선·동해선 육로를 폭파한 자리에 대전차구(전차 기동을 차단하기 위한 구덩이)를 파고 일종의 토성을 쌓은 사실이 우리 군에 포착됐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4일 “북한이 경의선·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폭파한 이후 지난 1일까지 매일 300~400명의 인원과 포클레인 등 중장비를 투입해 작업해 왔다”며 해당 지점에 대전차구와 성토지(돌이나 흙을 덮어 높게 만든 땅)가 생겼다고 밝혔다.

북한은 두 남북 연결도로에 높이 11m, 길이 120m~180m 규모의 성토지를 쌓고 그 앞으로 깊이 3~5m 대전차구를 설치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입장에서 전쟁 장애물이 아니고 군사적 효용성도 없다”며 “(해당 지역이) 자기 땅이라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보여주기식 쇼라고 본다”고 말했다. 군은 북한이 유사시 흙벽을 대전차구에 밀어넣는 식으로 단시간에 메우고 이를 남침 경로로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택현 박민지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