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난치암에 기대치 높지만 1회 주사가 3400만원

입력 2024-11-05 04:02

방사성 표적 치료제는 표준 치료에 한계가 있는 희귀 난치암 환자들의 기대치를 높이고 있지만,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우선 상당히 고가여서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으면 환자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앞서 도입된 신경내분비종양 환자용 루타테라는 보험이 적용되지만 최근 선보인 플루빅토는 아직 비급여다. 플루빅토는 1회 주사당 약 3400만원으로, 허가 범위인 최대 6번을 치료한다면 2억원 넘게 환자가 부담해야 한다.

약품 공급에도 애로점이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의 짧은 반감기로 인해 환자 맞춤 주문 후 해외 생산→항공 운송→병원 도착 과정에서 사용 가능한 유효 기간이 수 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항공 운송 등 문제로 공급 차질이 빚어지면 치료를 못 하는 일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서울아산병원 테라노스틱스센터장인 류진숙 핵의학과 교수는 4일 “국내에서도 루테튬-177, 악티늄-225 같은 유망한 치료용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 인프라가 구축돼 공급 원활과 약값 저하에 도움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치료 행위나 치료 후 평가를 위한 검사의 수가(의료 행위 대가)도 문제다. 방사성 표적 치료제는 일반 항암제 주사와 달리 원자력안전법에 따라 방사선 취급 종사자로 등록된 전문 인력이 보호 장비를 갖추고 안전관리 구역에서만 취급 관리돼야 한다. 이런 이유로 큰 비용이 발생하는데, 이에 대한 행위 수가는 턱없이 낮은 실정이다. 게다가 약제가 비급여인 동안에는 행위 수가 자체를 적용할 수 없다.

류 교수는 “방사성 의약품 치료는 원자력안전법, 약사법, 의료법의 삼중 규제를 받고 까다로운 안전 관리를 시행하면서 수행해야 하지만 이에 따른 비용은 현행 보험 수가 제도상 청구할 수 없다. 빠르게 정책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병원에서 환자에게 이 치료를 지속해서 제공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현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류 교수는 또 “약품 주문 후 대기 기간에 환자의 건강 상태가 악화해 배송된 약을 사용할 수 없을 때도 환자가 비싼 약값을 부담해야 하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