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박격포·기관총 등 무장 북한군 7000여명 국경 배치”

입력 2024-11-04 00:27
러시아군이 드론 공격을 감행한 3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러시아군 장비로 무장한 북한군 병사 7000여명이 지난달 말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에 배치됐다고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이 2일(현지시간) 밝혔다.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DIU)은 이날 공개한 자료에서 러시아군이 수송기 28대를 동원해 북한군 병사 7000여명을 연해주에서 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송했다고 주장했다. 북한 병사들에게는 60㎜ 박격포와 AK-12 소총, RPK/PKM 기관총, SVD/SVF 저격총, 피닉스 대전차 유도미사일(ATGM), 휴대용 대전차 유탄발사기(RPG-7) 등의 무기가 지급됐다고 DIU는 설명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일부 점령 중인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 투입되는 북한 병사들은 야간 투시경과 열화상 카메라, 분광조준기, 쌍안경 등의 장비를 추가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DIU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극동의 훈련소 5곳에 분산돼 훈련을 받고 있는 북한 병사들을 ‘특수 부랴트인’이라고 부른다. 부랴트인은 러시아령 자치공화국에 거주하는 몽골계 소수민족이다. 러시아군이 북한 병사들에게 부랴트인 신분증을 지급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다만 DIU는 정보의 출처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DIU 발표 내용을 미뤄 북한군은 러시아군 장비로 무장하고 러시아군 부대에 배속돼 전투에 나설 것으로 추정된다. 영국 국방부는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군 장비에 익숙하지 않고 러시아 병사들과 합동 군사훈련을 한 경험도 없기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 상당한 곤란을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북한 병사들이 러시아군의 지휘를 제대로 따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31일 “북한군 8000명이 쿠르스크 지역에 배치됐다”며 “수일 안에 우크라이나군과 교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군의 한 달 평균 사상자 수는 약 3만6000명 수준”이라며 “쿠르스크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진 북한군 8000명은 일주일치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