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의 전국 아파트 거래 비중이 6개월 만에 30대를 추월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로 30대의 아파트 ‘영끌’ 분위기가 한풀 꺾이고, 상대적으로 구매력이 높은 40대가 다시 우위를 점한 것으로 풀이된다.
3일 한국부동산원의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에 따르면 지난 9월 매매 신고된 전국 아파트의 40대 거래 비중은 26.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40대 거래 비중이 30대보다 높아진 것은 올해 3월(26.2%) 이후 처음이다.
이런 흐름은 지난 3월부터 감지됐다. 아파트 거래량이 상승하고 아파트값이 오르기 시작한 이때부터 40대가 근소한 차이로 30대를 앞질렀다. 지난 8월까지도 30대 거래 비중은 27.8%로, 40대(26.9%)보다 높았다. 그러나 지난 9월 들어 다시 상황이 역전됐다.
이같은 변화는 정부의 대출 압박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급증세를 억제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을 시행했다. 수도권의 경우 도입 전 대출 한도가 4억원이었으나 5500만원 감소한 3억6400만원이 됐다. 비수도권은 3500만원 깎이는 3억8300만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시중은행은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금리를 올렸다. 대출 의존도가 높은 30대가 자금 조달이 어려워지면서 상황이 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에서는 역전 현상이 7월부터 나타났다. 지난 7월 40대(33.2%)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30대(31.5%)를 앞질렀다. 지난 9월에는 30대가 30.3%로 하락하면서 40대(33.1%)와 격차가 더 커졌다. 이달 30대의 서울 아파트 거래 비중은 2023년 11월 29.3% 이래로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전국 아파트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지난 7월 5만4732건에서 8월 4만7916건으로 줄었다. 9월에는 3만9362건으로 줄며 4만건을 밑돌았다.
한명오 기자 myung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