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무비자 허용에… 항공·여행업계 ‘화색’

입력 2024-11-04 02:21
중국 베이징 바다링의 만리장성. 신화연합뉴스

중국 정부가 한국 여행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면서 항공업계와 여행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엔데믹 이후 회복 속도가 더뎠던 중국 관광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한국인 대상 무비자 입국 허용으로 한중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중국 정부는 내년 12월 31일까지 한국을 포함한 9개국 일반 여권 소지자에 대해 비자 면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즈니스, 관광, 친지 방문 등을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할 경우 최대 15일 동안 비자 없이 체류할 수 있게 됐다.

항공업계에선 이번 무비자 정책이 한중 관광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자 발급을 위한 시간과 비용이 줄게 됐다”며 “사실상 여행의 걸림돌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중국 비자는 일회용(단수) 단체 비자라 해도 발급 비용이 6만원가량 들고, 발급 기간도 일주일 이상 걸렸다. 여기에 비자센터에서 발급받아야 하는 점, 사전 작성 질문지가 까다로운 점도 중국 여행을 기피하는 요소로 지목돼 왔다.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폭발했지만, 중국 노선은 회복세가 더딘 노선 중 하나였다. 올해 3분기 기준 중국 노선 여객 수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의 80% 수준으로 같은 기간 전체 국제선 여객 회복률(99.8%)과 비교하면 저조한 편이다.

중국 여행객이 늘어나면 항공사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중국 노선은 비행거리가 짧고, 이용객이 많아 대표적인 알짜 노선으로 불려왔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노선에 따라 좀 다르겠지만 관광 비자가 풀리면 개인 여행객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베이징이나 상하이는 일본 도쿄나 오사카보다 항공료가 더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는데, 비자 발급비에 대한 부담이 줄면 가성비를 중시하는 젊은 여행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며 “주말을 끼고 짧은 휴가를 다녀오려는 직장인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업체는 중국 여행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다.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동계시즌 중국 인기 여행지인 시아먼, 쿤밍을 비롯해 2박 3일간 가볍게 여행할 수 있는 칭다오, 상하이, 베이징 등 대도시 여행상품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중국에선 한국 관광객 증가에 대한 기대가 높다. 한국인 관광객은 한때 중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1위를 기록했지만, 사드 사태와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급감했다. 현지 언론 베이징르바오는 이번 조치 발표 이후 중국 내 한국인 전문 여행사에 문의가 급증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 정부가 이 같은 조치를 내놓은 이유로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미국 대선 등 국제 정세 변화와 중국의 국내 수요 부족과 외국인 투자 부진 등이 꼽힌다.

허경구 김성훈 기자,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