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총선 참패로 정권을 잃은 영국 보수당이 새 선장으로 강경 우파 성향의 케미 베이드녹(44·사진) 의원을 선택했다. 영국 주요 정당 최초의 흑인 대표이자 보수당의 네 번째 여성 대표다. 앞서 마거릿 대처, 테리사 메이, 리즈 트러스가 보수당 여성 대표를 지냈다.
BBC에 따르면 2일(현지시간) 보수당 대표 선거에서 베이드녹은 5만3806표(56.5%)를 얻어 4만1388표(43.5%)에 그친 로버트 젠릭(42) 의원을 제치고 당선됐다.
나이지리아 출신 이민자 부모를 둔 베이드녹 대표는 여성평등부·상무부 장관 등을 지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지지하고 이민과 성소수자 문제 등에 있어서 강경한 입장이다. 논쟁을 즐기고 “출산수당은 과도하다” “공무원의 10%는 감옥에 가야 한다” 등 직설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적도 많다.
베이드녹 대표는 수락 연설에서 “이제 보수당은 실수를 인정하고 정치와 사고방식을 재설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보수당 내에선 당의 지나친 우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동당 소속 키어 스타머 총리는 첫 흑인 당대표 탄생을 축하하며 “영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이현 기자 2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