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빛을 깨달은 어둠

입력 2024-11-04 03:06

사도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 ‘창조주의 말씀’이라고 합니다. 창조주는 말씀으로 만물을 창조하셨습니다. 창조주의 말씀이 허공에 던져지니 그 말씀이 꿈틀대면서 형상으로 나타난 것입니다. 창조주의 피조물들은 하나님의 말씀대로 이뤄진 것입니다.

이 생명을 사람들의 빛이라고 해석한 요한은 탁월한 영성가입니다. 생명은 빛처럼 사람들에게 옵니다. 하나님의 생명이 빛처럼 비춥니다. 빛을 받으면 빛으로 끌려오고 빛에 들어갑니다. 빛이 오면 어둠이 물러갑니다. 어둠은 빛 앞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런 어둠 속에서 조금씩 빛을 인지하고 빛으로 나오는 자들이 있습니다. 빛을 영접하는 자들입니다.

“영접하는 자 곧 그 이름을 믿는 자들에게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으니.”(요 1:12) 빛을 영접한 이들은 어둠에서 빛으로 나와 죽음에서 그 생명으로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그들은 사람의 의지가 아닌 오직 하나님이라는 원인으로 그렇게 된 것입니다.

사도 바울은 그릇을 만든 토기장이에게 그릇이 따질 수 없다고 했습니다. 사람은 흙에서 와서 흙으로 돌아가는 자들입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손에 들려 있어야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진흙은 보잘것없지만 진흙이 하나님의 손에 있게 되면 가치 있는 그릇이 됩니다. 이처럼 우리가 하나님의 손에 있으면 가치 있는 새로운 존재로 변화될 수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니고데모에게 바람이 불어올 때 “소리는 들어도 바람이 어디서 오는지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 않느냐”고 하셨습니다. 바람이 분명히 불지만 보이지 않지 않는 것처럼 성령님도 계시지만 보이지 않고 거듭난 존재의 신비로운 탄생을 결과로만 알 수 있다고 설명하셨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을 믿고 영접할 수 있는 것은 신비입니다. 하나님의 자녀는 빛으로 비추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의 씨를 받아 하나님의 유전 인자로 태어난 신적인 존재입니다. 이것을 은혜라고 합니다. 은혜는 예수님의 십자가 이전에 빛이 비추이신 신비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은혜받은 자들은 빛에 계속 비치다 보면 빛에 녹아 들어가 빛이 됩니다. 빛과의 분리가 아닌 일체입니다.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한 조각이 된 것입니다.

빛으로 비추시는 성령님이 내 안에서 일체가 된 신적 존재의 신비입니다. 하나님의 영광이 된 것입니다. 이것이 빛의 자녀의 권세이며 능력입니다. 행위가 아니라 존재로 된 것입니다. 빛으로 나아가서 빛을 받는 것이 능력입니다.

나에게 빛이 없으면 무능력입니다. 빛이 능력입니다. 빛이 부어져 하나님의 영광이 되는 것은 성도의 존재감입니다. 우리는 스스로 구원에 이를 수 없는 철저히 무능한 존재이지만, 하나님이 우리의 빛이 되시기에 어떤 절망 속에서도 소망이 있습니다. 우리는 돌아온 탕자의 아버지에게서 그 소망의 빛을 찾을 수 있습니다. 빛이 비추이고 어둠이 떠나가며 어둠 속의 죄와 저주의 결박이 풀어지고 빛 가운데 능력으로 살아가시길 축원합니다.

임우성 목사(서울 압구정예수교회)

◇국제독립교회연합회 사무총장과 웨이크신학원 이사장인 임우성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압구정예수교회는 2000년 주님에 의해 세워졌습니다. 하나님 나라에 궁극적 소망을 두면서도 사회와 민족 문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우리에게 주어진 시대적 사명을 감당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성경적이고 거룩한 교회, 음지를 살피며 작은 일에 충성하는 교회가 되길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