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지난달 31일 시험 발사한 최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은 북한에서 보유한 ICBM 중 가장 크다. 북한은 ‘최종완결판 ICBM’이라고 지칭했다.
탄두 중량이 늘어나는 등 파괴력이 커졌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실전배치를 위한 핵심 기술은 아직 미흡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미사일총국에 최신형 ICBM 화성포-19형(이하 화성-19형) 시험발사 명령을 하달하고 현장에서 직접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화성-19형은 그간 공개하지 않았던 ICBM이다. 화성-18형의 성능을 개선한 무기로 추정된다. 노동신문에서 공개한 사진에 나타난 화염의 색·형태를 보면 화성-18형과 마찬가지로 발사까지 시간이 짧게 걸리는 고체연료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노동신문은 화성-19형에 대해 “화성-18형과 함께 운용할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했다. 화성-19형은 크기나 길이가 기존 ICBM보다 늘어났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화성-19형은 3단 추진체로 이뤄졌고, 11축 이동식 미사일발사대(TEL)에서 발사됐다. 화성-18형은 9축 TEL에서 발사했었다. 화성-19형의 경우 길이가 늘어나 TEL도 길어진 것이다. 군 당국과 전문가들은 화성-19형 길이가 28~30m에 이른다고 분석한다. 화성-17형은 23m, 화성-18형은 20m였다.
화성-18형보다 1.5배가량 커졌기 때문에 탄두 중량도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거리가 길어졌을 수도 있다. 노동신문은 최대정점고도 7687.5㎞까지 상승했고, 1001.2㎞를 5156초(85분56초)간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북한의 ICBM 시험발사 중 최고기록이다. 다만 화성-18형 사거리도 1만5000㎞ 이상에 달하기에 사거리 연장보다는 탄두 중량 확대를 위해 크기를 키웠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화성-19형의 탄두부가 뭉툭한 점을 고려하면, 한 번에 여러 곳을 공격할 수 있는 ‘다탄두’ 발사를 염두에 뒀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탄두 외부형이 화성-18형보다 뭉툭해졌다”며 “다탄두화를 염두에 둔 변화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최종완결판 ICBM’이라고 자신했지만, 핵심기술을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크기와 중량을 고려하면 효용성이 낮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 선임연구위원도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등 고난도 핵심기술 확보는 미지수”라고 했다.
외교부는 북한의 화성-19형 발사에 대응해 미사일 개발 등에 관여한 북한인 11명과 기관 4곳을 오는 6일부터 독자 제재한다고 밝혔다.
한편, 방러 중인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회담했다. 최 외무상은 “한반도 상황은 언제든 폭발적으로 될 수 있다”며 “핵무기를 강화해 핵 타격에 보복하는 태세를 향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