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돼 재판받고 있는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보석으로 풀려났다. 지난 7월 23일 구속된 지 100일 만이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5부(부장판사 양환승)는 3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위원장의 보석 청구를 인용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17분쯤 수감 중이던 서울 구로구 서울남부구치소를 나오면서 “앞으로도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보석 조건으로 김 위원장 측에 증거를 인멸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과 주거 제한, 보증금 3억원 등을 제시했다. 수사 과정에서 진술한 피의자나 참고인 등 사건 관계자들과 직간접적으로 접촉하는 행위도 금지했다. 이를 위반할 경우 보석 취소 및 보증금 몰취, 1000만원 이하 과태료 등의 처분이 내려질 수 있다.
앞서 김 위원장 측은 지난 16일 진행된 보석 심문에서 “공개 수사가 1년6개월 이상 지났다”면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반면 검찰은 김 위원장이 석방되면 카카오 주요 증인을 상대로 진술을 바꾸도록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 인수 과정에서 SM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 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고정시키려고 시세 조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김승연 기자 ki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