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께선 제가 태어난 지 석 달 만에 이혼하셨습니다. 저를 받아주신 분은 작은 농촌교회를 맡고 계셨던 할아버지 할머니였습니다. 조부모님께선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사셨지만 농촌 교회의 소외된 영혼들을 위해 항상 눈물로 목회하셨습니다.
가난하신 할아버지께선 오랜 기간 간경화로 고생하셨습니다. 간경화가 간암으로 진행되자 할아버지는 결국 수술대에 오르셨습니다. 하지만 3년 만에 다시 간암이 재발하자 의사는 “이제는 간이식밖에 가망이 없다”고 진단했습니다. 그 얘길 듣고 저는 제 간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다른 가족들은 B형 간염 보균자이거나 10대였기 때문입니다.
간 이식 적성 검사를 받으러 간 뒤 검사대 위에 누워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하나님, 어떻게든 할아버지와 저의 간을 맞춰 주셔서 이식이 잘 될 수 있게 해주세요. 할아버지의 생명을 살려주세요.’
하나님께선 저를 통해 할아버지의 생명을 살리시기로 하셨나 봅니다. 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정말 기뻤고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할아버지의 생명이 연장된다는 사실에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그렇게 지난해 3월, 간 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수술대 위에선 두려움보다 할아버지를 살릴 수 있다는 기쁨이 넘쳤습니다.
지금 저와 할아버지의 건강은 잘 회복됐습니다. 할아버지께서는 못다 한 사명을 감당하시려고 목자 없는 작은 목회지를 찾고 계시고, 내년에 신학대학원에 진학하는 저 역시 새로운 사역지를 찾고 있습니다.
간 이식을 특별한 자랑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세상 어떤 손주든 다 이런 마음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저 은혜와 감사의 제목을 주신 하나님을 찬양할 뿐입니다. 저희 가정에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한 없는 은혜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목회자를 준비하는 신학도로서 더 하나님 앞에 정직하고 겸손히 살겠습니다. “양들을 앞에서 끌고 가는 목회자가 아니라 삶에 지친 양들을 가슴에 안고 가는 눈물의 목회자가 돼라”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을 따라 살기를 다짐합니다. 총신대 신학과 4학년 김계명 청년
[이것이 나의 간증이요] 부모 돼준 할아버지께 간이식… 은혜 베푸신 주님께 감사
입력 2024-11-02 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