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병원 ‘의사 모시기’ 발 동동… 경상국립대 본원 응시율 19%뿐

입력 2024-10-31 00:16

강원대병원은 최근 3년간 의사 435명을 충원하기 위해 채용 공고만 336차례 올렸다. 하지만 응시율은 24.4%(106명)로 저조했다. 실제 모집 인원 대비 채용률도 20.5%(89명)에 그쳤다. 강원대병원 관계자는 30일 “가장 급한 응급의학과 전문의 6명을 충원하기 위해 연초부터 연봉 4억원 정도의 채용 공고를 올렸지만 여전히 소식이 없다”고 말했다.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이 이처럼 극심한 의사 채용난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백승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국 국립대병원 10곳에서 2022년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전공의를 제외한 의사 모집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응시율은 49.5%에 그쳤다. 총 8261명 모집 인원 대비 4089명만 지원한 것이다. 응시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서울대병원 본원(73.9%)·분원(64.3%)을 제외하면 전체 모집 인원(5834명) 대비 응시율은 42%(2440명)로 더 떨어졌다.

최종 채용된 인원은 43.4%(3588명)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마저도 의사들이 이탈하면서 8월 말 기준 병원에 남아 있는 의사는 1963명에 그쳤다. 새로 채용된 의사의 45.3%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병원을 떠난 것이다.

의사 채용·인력난은 지역 거점 국립대병원일수록 더 심각했다. 경상국립대 본원은 최근 3년간 280차례에 걸쳐 390명을 모집했지만 응시율이 18.7%(73명)로 가장 낮았다. 현재 경상국립대 본원 의사 현원(178명)도 전체 정원(428명)의 41.6%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응시율은 경상국립대(분원) 22.2%, 강원대병원 24.4%, 제주대병원 26.5%, 충남대(분원) 28.8% 순으로 낮았다. 이 같은 현상은 결국 지역 의료 공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국립대병원 의사 현원도 전체 정원 9333명의 51.7%(4821명)에 불과했다. 전체 정원에서 전공의가 차지하던 비중 39.6%(3695명)를 제외하더라도 정원(5683명) 대비 84.8%(4821명)만 채용한 상태다.

이정헌 기자 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