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檢,‘미공개 정보이용’ LG家 장녀 압수수색

입력 2024-10-31 01:32
국민일보DB

검찰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한 의혹을 받는 구연경(46) LG복지재단 대표에 대한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구 대표는 고(故) 구본무 LG그룹 선대회장의 장녀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부장검사 공준혁)는 30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구 대표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경기 평택시 LG복지재단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구 대표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사 ‘메지온’의 투자유치 정보가 공개되기 전에 주식 3만주를 매수한 의혹을 받는다. 메지온은 심장 희귀질환 치료 신약 등을 개발하는 바이오 업체다. 검찰은 구 대표가 남편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로부터 정보를 받았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메지온은 지난해 4월 19일 블루런벤처스 캐피탈 매니지먼트로부터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500억원을 투자받았다고 공시했다. 주당 1만8000원대이던 메지온 주가는 투자 유치 발표 당일 약 16% 올랐고, 같은 해 9월 5만4100원까지 치솟았다. 유상증자 공시 이후 300% 상승한 것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관련 의혹을 조사했고, 지난 2일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구 대표 부부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통보했다. 시민단체인 민생경제연구소도 지난 25일 “윤 대표가 주가 상승을 예견해 구 대표에게 주식을 매수하게 했고, 구 대표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익을 취했다”고 주장하며 구 대표 부부를 검찰에 고발했다.

구 대표는 의혹이 불거진 뒤 메지온 주식을 LG복지재단에 기부하려 했지만 재단 이사회가 결정을 보류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구 대표 부부는 해당 의혹과 별개로 여러 송사를 벌이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해 2월 어머니 김영식 여사, 여동생 구연수씨와 함께 오빠 구광모 LG그룹 회장을 상대로 “상속 재산을 다시 분할하자”며 상속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윤 대표는 종합소득세 납부와 관련해 123억원 규모의 탈세 의혹으로 국세청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재판 과정에서 윤 대표가 과거 위조 서류로 과테말라 국적을 취득한 후 미국 시민권을 얻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박재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