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감 “생활 속 기후 위기 대응” 3R 캠페인 전개

입력 2024-10-31 03:02
김정석(왼쪽 다섯 번째) 신임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 감독회장과 각 연회 감독들이 30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에서 개회한 제36회 기감 총회에서 총대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가 신앙 공동체로서 교회 정체성을 강화하고 급변하는 대내외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기감은 30일 제36회 정기총회를 서울 강남구 광림교회(김정석 목사)에서 개회했다. 31일까지 진행하는 총회는 분과위원회를 중심으로 정책을 논의하고 교단 수장인 감독회장 취임식을 진행한다.

총회는 ‘희망 도약 동행 새로운 감리교회 하나 된 감리교회’를 주제로 문을 열었다. 특히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3R 캠페인을 전개해 눈길을 끌었다. 3R은 Reduce(줄이고) Reuse(재사용하고) Revival(창조세계 부흥)이다. 총회 자료집 대부분은 전자문서로 제작했다. 총회 명찰이나 볼펜 등도 친환경 소재를 사용했다. 총회 대의원들에게는 다회용컵 사용과 대중교통 이용을 당부했다.

이번 총회에서 전개하는 '3R 프로젝트' 안내 책자.

개회예배에서는 4년 감독회장 임기를 마치는 이철 목사가 설교를 전했다. 마태복음 28장으로 말씀을 전한 그는 “감리교회가 뜨거운 가슴으로 복음을 전하는 능력을 새롭게 회복하길 바란다”며 “복음을 전하기 위해 나아가자”고 말했다. 총회에서는 각 연회 감독, 감독회장 이취임식도 진행한다. 신임 감독회장으로 취임하는 김정석 목사는 미자립교회와 청년세대 지원, 저출생 고령화 대응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감은 장로교와 달리 격년제로 입법의회와 행정총회를 번갈아 개최한다. 올해는 행정총회로서 각 분과위원회가 보고한 내용을 토대로 정책을 논의한다. 사회농어촌환경부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교회다움을 실천하기 위해 ‘사회선교사 제도’와 ‘창조질서 보존’ 사역을 제안했다.

기감은 1930년 제1회 총회에서 사회신경을 채택한 이후 이를 신앙의 실천 목표로 삼아왔다. 사회농어촌환경부는 보고서에서 “최근 기감의 교세가 급격히 줄어든 배경에는 교단이 과거보다 사회적 아픔에 공감하거나 소통하지 못한 탓도 있다”며 “사회선교사는 한국사회의 아픔과 갈등의 현장 속에서 복음을 전파하고 목회적 돌봄을 하는 선교사”라고 소개했다. 이어 “교단 차원에서 탄소중립 캠페인 전개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덧붙였다.

국내선교부는 교단 차원에서 직면한 인구 절벽과 교세 감소라는 현실적 문제해결 방안을 요청했다. 이들은 2010년 159만명에서 올해 114만명으로 14년간 45만명이 줄어든 기감의 교세를 소개했다. 국내선교부는 “청장년층의 가정 내 신앙 전수, 전 세대가 함께하는 가정예배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국교회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동성애 이슈도 다룬다.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는 퀴어신학에 대한 교단적 대응을 재확인했다. 기감은 4년 전 제34회 총회 이대위에서 퀴어신학 논의를 시작했다. 이대위는 이번 총회에서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보고했다. 총회가 해당 안건을 결의하면 퀴어신학은 기감의 공식 이단으로 확정된다.

글·사진=손동준 박윤서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