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의 미드필더 로드리(28·스페인)가 2024 발롱도르 수상자로 선정됐다. 21년 만에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가 후보에서 빠진 가운데, 로드리는 1990년대생 최초로 발롱도르를 거머쥐었다.
로드리는 29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틀레 극장에서 열린 2024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남자 선수 부문 수상자로 뽑혔다. 올해 68회째인 발롱도르는 프랑스풋볼이 주관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축구 시상식이다.
로드리는 이날 목발을 짚고 시상대에 올랐다. 지난달 리그 경기 중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해 수술대에 오른 그는 결국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당시 소속팀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발롱도르와는 멀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예상을 뒤집고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소속팀에서나 국가대표팀에서나 로드리의 존재감은 매우 뚜렷했다. 그는 맨시티의 리그 4연패와 스페인의 유로 2024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특히 맨시티에선 ‘승리요정’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시즌 로드리가 나선 64경기에서 맨시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A컵 결승전에서만 1패를 기록했다.
이번 시상식을 기점으로 유럽 축구계의 세대교체 흐름도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로드리는 1990년대 태어난 선수로는 처음으로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함께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득표 순위 2위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3위 주드 벨링엄(이상 레알 마드리드)은 그보다도 어린 2000년대생이다.
로드리는 64년 만의 스페인 출신 발롱도르 수상자로도 이름을 남겼다. 수비형 미드필더의 발롱도르 수상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로드리는 “오늘 받은 상은 스페인 축구와 음지에 있는 미드필더들을 위한 것”이라며 “(다음 시즌엔)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선 레알 마드리드가 단체 보이콧을 선언하며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발롱도르 1순위 후보로 꼽혔던 비니시우스의 수상 불발 기류가 감지되자, 레알 마드리드의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비롯해 후보에 포함된 30명의 선수가 불참했다.
이누리 기자 nur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