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d 방송·문화] ‘아마존 활명수’ 류승룡·진선규… “작은 웃음 위해 큰 고민”

입력 2024-10-30 02:14

조진봉(류승룡) 과장은 회사에서도, 집에서도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다. 명예퇴직 위기에 몰린 전 국가대표 양궁 선수 출신 진봉에게 회사는 아마존 지역 작은 국가 볼레도르의 선수들을 데리고 양궁대회 금메달을 따라는 과제를 던진다.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은 진봉에게 구원이 될 수 있을까.

30일 개봉하는 영화 ‘아마존 활명수’의 주연을 맡은 배우 류승룡과 진선규를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났다. 류승룡은 “작은 웃음이라도 만들어내기 위해 현장에선 아주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한다. 코미디는 관객을 만나서 주파수가 맞았을 때 완성되기 때문”이라며 “고된 작업이지만 내 연기 인생은 건강한 웃음, 양질의 웃음을 계속 찾아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영화는 ‘극한직업’ 이후 5년 만에 코미디 영화로 만난 ‘류진스’, 류승룡과 진선규의 조합으로 기대를 모았다. 각본을 쓴 배세영 작가와 류승룡은 ‘극한직업’, ‘인생은 아름다워’(2022)에 이어 또다시 호흡을 맞췄다.

류승룡은 “코미디는 누군가에겐 스트라이크가 되고 누군가에겐 볼이 되는 어려운 연기인데, 진선규는 내가 뭐든 마음껏 던질 수 있는 포수 같은 존재”라며 “미리 얘기 안 하고 넘어져도 잡아주는 게 호흡이다. 우린 어디까지가 대본 속 대사고 어디부터가 애드리브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운 지경”이라고 말했다.

진선규는 “난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가 아니다. 류승룡 형이 아니었으면 섣불리 도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형은 나를 편안하게 만들어주고, 기대고 싶은 존재이기도 하다. 우리가 5년 전에 좋은 작품으로 만나 이뤘던 호흡을 불편함 없이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를 선택할 가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배우들과 제작진은 아마존에 가서 촬영하며 광활한 풍경을 담았다. 현지에 사는 부족들의 생활 모습이 스크린에 담기고, 비전문 배우들이 조연으로 등장한다.

류승룡은 “아마존 지역은 130년 만의 가뭄을 겪어 나무가 바짝 말라있었고, 개발 작업 때문에 공기 중에 스모그가 가득해 파란 하늘을 2주 동안 한 번도 못 봤다. 실제 풍경이 작품이 하려는 이야기와 맞닿아 있었다”며 “현지 배우들이 진지하고 책임감 있게 참여했다. 단지 영화적 발상이 아니라 그들에게 큰 메시지라는 것을 아마존에 가지 않았다면 몰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에 출연하는 ‘활 3인방’은 모두 현지 오디션을 통해 캐스팅한 배우들이다. 포르투갈어를 쓰는 ‘활 3인방’과 한국어를 쓰는 진선규는 영화 속에서 남미 원주민 언어인 과라니어로 대화한다.

진선규는 “문화는 다르지만 현지 사람들도 우리가 느끼듯 느끼고 비슷하게 표현했다. 배우 대 배우가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 먼저 만났다”며 “과라니어는 그들에게도 내게도 생소한 언어라서 연기자로서 오히려 서로 도와가며 같은 지점을 향해 나아갈 수 있었다”고 돌이켰다.

류승룡에게 ‘믿고 보는 코미디 배우’, ‘천만관객 주연 배우’로서 이번 작품에 대한 부담감을 물었다. 그는 “책임감은 있고, 부담감은 없다”며 “‘천만관객 주연’이 아니더라도 책임감을 갖는 건 당연하고, 끝까지 지켜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