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가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춥고 배고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교회들도 다 어려웠습니다. 나라가 급속도로 발전해서 좋기는 하나 영적으로는 손해도 있습니다. 풍요로움이 가져온 병폐는 영적인 연약함입니다.
이스라엘은 광야생활을 40년간 했습니다. 광야는 힘들고 외로운 곳입니다.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습니다. 두려움과 배고픔이 있는 곳입니다. 문화도 오락도 생활환경도 모두 취약한 곳입니다. 그곳에는 의지할 것이 없습니다. 오로지 하나님뿐입니다. 그런 광야를 다윗은 잘 통과했습니다. 다윗은 광야에서 하나님만 바라보며 하나님과 친밀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그렇게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됐고 하나님 마음에 합한 사람이 됐습니다. 다윗뿐만 아니라 하나님의 사람들은 대부분 광야를 통과했습니다. 사람이 때로는 광야의 시대가 필요한 건데 지금은 광야에 대한 기억조차 멀어지고 있습니다. 세상적으로 좋은 게 너무 많아졌습니다. 하나님과의 친밀한 관계를 방해하는 사탄의 속삭임이 너무 그럴듯한 세상입니다.
다윗은 광야 생활을 하면서 강해졌고 담대해졌습니다. 구척장신 골리앗을 향해 아무도 나서지 못할 때 소년 다윗이 나섰습니다. 그 앞에 만군의 여호와 이름을 선포했습니다. 하나님은 어떤 문제보다도 크신 분이십니다. 그렇게 상황보다 크신 하나님을 바라보게 한 것도 광야였습니다. 골리앗 앞에 선 다윗의 눈에 보였던 것은 골리앗보다 더 크신 하나님이셨습니다. 베드로가 풍랑이 아닌 예수님을 바라볼 때 물 위를 걸을 수 있었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다윗은 광야에서 돌 던지며 살던 일과가 그에게는 그 분야의 전문성을 갖게 했습니다. 그는 매일 그런 일과를 보내던 중 돌팔매질의 상당한 실력자가 된 것입니다. 그러니 이를테면 개미가 코끼리처럼 크게 보일 정도로 명중실력을 쌓게 됐던 것입니다. 우리의 평상시 신앙 습관도 그런 정도의 연습이 필요합니다. 말씀 읽기와 기도 생활, 꾸준한 운동, 신앙인에 걸맞은 언어생활, 주변인들과의 화목, 겸손하고 온유한 태도, 끊임없는 삶에서의 전도 이런 것들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런 습관이 체질화되려면 육의 기질을 빼내고 성령의 기운으로 불어넣어야 합니다.
광야의 시간은 내 자아를 파쇄하는 시간입니다. 다윗은 13년간 도망자의 삶을 살며 자신의 자아를 깨뜨리고 하나님의 뜻을 구했습니다. 우리는 안일함도 경계해야 합니다. 사람은 자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 없을 때 위험해집니다. 하는 일이 흥하고 칭찬을 받을 때, 남들에게 인정받을 때, 수중에 돈이 많을 때가 영적으로는 위기의 순간이 될 수도 있습니다.
6·25 전쟁 이후 우리에게는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오직 주님만을 바라보며 의지해야 했습니다. 천막교회에서 단순하지만 뜨겁게 헌신했습니다. 그 결과 3만 명의 선교사가 복음을 들고 전 세계로 나갔습니다. 지금 한국교회는 광야로 돌아와야 합니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세상 문화에 젖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다윗처럼 하나님 마음에 합한 성도로 돌아와야 합니다.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렸습니다. 그래서 때로는 광야가 필요합니다.
황화진 강은교회 목사
◇황화진 목사는 강은교회 담임목사이며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신 총회 동성애대책위원장과 한국기독경찰동문회 총재 그리고 필리핀 이스턴라이트대학교 대학원장으로 섬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