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 텃밭 뉴욕서 콘서트 방불 대형집회

입력 2024-10-29 01:56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7일(현지시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 집회를 마치고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고향인 뉴욕에서 대형 콘서트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민주당 텃밭인 뉴욕에서 유세를 한 것은 트럼프가 스스로 말한 ‘최고 엔터테이너’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기에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경합주 펜실베이니아에서 흑인 유권자 결집을 시도했다.

트럼프는 27일(현지시간) 뉴욕의 유명 경기장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집회를 열었다. 부인 멜라니아 여사의 소개로 연단에 오른 트럼프는 불법 이민과 경제를 소재로 해리스를 맹비난했다. 트럼프는 “이번 선거에서 여러분의 투표로 인플레이션을 끝내겠다. 범죄자들의 국내 침입을 막고 아메리칸 드림을 되찾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리스는 지난 4년간 중산층을 파괴했다. 해리스가 4년 더 재임한다면 우리 경제는 다시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카멀라 당신은 해고다. 당장 여기서 나가라”고 외쳤다.

트럼프는 최근 입소문을 탈 수 있는 일정을 기획해 미디어 노출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맥도날드 매장을 방문해 감자튀김을 만든 일정이 대표적이다. 이 유세는 틱톡에서만 4000만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뉴욕은 지난 40년 동안 공화당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은 적이 없지만, 뉴욕 유세 자체가 엄청난 화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트럼프 캠프의 판단이 작용했다. AP통신은 “일부 민주당원과 전문가들은 허영심 가득한 행사라며 트럼프의 결정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 집회는 트럼프가 갈망하는 스포트라이트와 전국적 보도, 청중을 확보할 수 있게 해줬다”고 평가했다.

해리스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흑인 교회를 찾았다. 선거인단 19명이 걸린 최대 경합주에서 민주당 전통적 지지 기반인 흑인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이다. 해리스는 예배에서 “우리나라의 미래를 결정하기까지 9일 남았다”며 “지금 여기 펜실베이니아에 있는 우리는 모두 변화를 가져올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예배를 마친 뒤에는 흑인이 운영하는 서점과 이발소, 푸에르토리코 레스토랑과 유소년 농구팀 등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해리스는 취재진에게 “필라델피아는 승리를 향한 여정에서 매우 중요한 곳이며 그것이 내가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유”라며 “(승리를 위해선) 펜실베이니아가 의심의 여지 없이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 막판 여론조사에선 예측불허 혼전이 계속됐다. ABC방송과 입소스가 지난 18~22일 전국 성인 2808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오차범위 ±2.5% 포인트)에 따르면 등록 유권자 그룹에서 해리스는 49%, 트럼프는 47%의 지지를 받았다. 투표 의향 유권자 사이에선 해리스가 51%를 얻어 트럼프(47%)를 4% 포인트 앞섰다. CBS방송과 유거브가 23~25일 등록 유권자 2161명을 상대로 실시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에선 투표 의향 응답자의 50%는 해리스를, 49%는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