핼러윈 주간을 앞둔 지난 26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에는 9만명에 달하는 인파가 쏟아져 나왔다. 곳곳에서 각양각색의 복장을 차려입은 사람들이 눈에 띄었다. 2년 전 이태원 참사 여파로 경찰의 안전 관리는 한층 강화된 모습이었다.
경찰은 이날 홍대 일대에 331명의 경찰병력을 배치했다. 왕복 3차로 도로를 사이에 두고 클럽이 즐비한 대로 쪽에는 차도를 따라 안전펜스가 설치돼 있었다. 클럽에 입장하려는 손님들도 안전펜스와 나란히 줄을 서는 등 시민들은 경찰의 통제에 따라 질서를 유지하는 모습이었다.
경찰은 장난감 칼이나 총을 든 행인 등에 대해선 하나하나 점검했다. 홍대의 중심인 어울마당로 일대에는 마포구의 안전관리 합동상황실이 마련돼 있었으며 구급차도 대기 중이었다. 대학생 이영아(22)씨는 “이태원엔 큰 사고가 있었던 만큼 올해는 홍대가 더 사람들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직장인 박시형(32)씨는 “예전에는 홍대에 코스프레나 분장한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았는데 올해 유독 많이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홍대와 이태원뿐 아니라 전국 주요 인파 밀집 장소에 기동순찰대를 집중 배치했다. 주안 기동순찰대 7팀장은 “기동순찰대는 정해진 구역을 순찰하며 인파 관리 등의 역할을 한다”며 “이런 활동 때문에 이번 핼러윈데이를 앞두고는 112 신고가 현저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 2주기 시민추모대회가 열렸다. 보라색 재킷과 조끼를 입은 유가족과 시민 등 5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광장을 찾았다. 추모대회는 2년 전 참사 관련 첫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던 오후 6시34분 시작했다.
추모대회에는 이태원 참사뿐 아니라 다른 사회적 참사를 함께 기억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사람들이 있었다. 시민 활동가 40대 최모씨는 “세월호 참사는 노란색 리본으로, 오송 참사는 초록색 리본으로, 이태원 참사는 보라색 리본으로 기억된다”며 “리본이 늘고 있어 참담한 마음이지만 끝까지 서로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2주기를 앞두고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진행됐다. 지난 25일 서울 서대문구의 카페 ‘계절의 목소리’에선 유가족들이 모여 청년들에게 샌드위치를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지난 26일 오후에는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추모의식이 열렸다. 이후 유가족과 종교계 인사, 시민 수백명이 3시간가량 8㎞ 거리를 행진했다.
글·사진=윤예솔 최원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