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발생 초기에 빠른 대응이 중요한 만큼, 의심 증상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 한쪽 팔다리를 갑자기 못 쓰거나 감각이 둔해지거나 저리고 시린 느낌, 정신은 명료한데 갑자기 말을 못 하거나 남의 말을 이해하지 못하고 발음이 어눌해질 때 의심할 수 있다. 빙빙 돌고 메스껍거나 토하고 싶을 때도 마찬가지다. 잘 삼키지 못하거나 한쪽 또는 양쪽 눈이 갑자기 안 보이거나 사물이 두 개로 겹쳐 보이기도 한다. 뇌출혈 시에는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발생하며 의식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범준 교수는 28일 “수년 이상 지속되는 만성 두통 또는 간헐적인 두통은 대부분 뇌졸중이 아닌 경우가 많으나 평소와 두통 강도와 양상이 다르다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뇌졸중학회는 최근 ‘이웃손발시선’이라는 새로운 뇌졸중 증상 식별법을 개발해 알리기에 나섰다. ‘이웃’은 ‘이~’ 하고 웃지 못함(안면 마비), ‘손’은 두 손을 앞으로 뻗지 못하거나 한쪽 팔다리에 힘이 없음(편측 마비), ‘발’은 발음이 어눌해지거나 말이 통하지 않음(구음 장애, 실어증), ‘시선’은 시선이 한쪽으로 쏠림(안구 편위)을 의미한다. 이런 증상이 한 가지라도 있으면 즉시 119를 통해 뇌졸중센터를 찾아야 함을 기억하라고 학회는 당부했다.
이경복 순천향대서울병원 교수는 “특히 1인 가구나 독거 노인은 본인이 의사 표현을 할 수 없는 경우 응급 대처가 쉽지 않다”면서 “평소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위험 인자를 갖고 있다면 가족, 지인들과 자주 연락하거나 응급 상황을 빠르게 지인에게 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평소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일부 지역에서 시행 중인 응급안전서비스를 확대·보완하는 방법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