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마지막 ‘1%의 싸움’이 불붙었다.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뿐 아니라 선거 승패를 좌우할 7대 경합주에서도 1% 포인트 이내의 초박빙 싸움이 진행 중이다. 양당 지지층이 선거 막판 결집하면서 표심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2%에 불과하다. 미국 현대사를 통틀어 최대 접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가 선거일을 9일 앞둔 27일(현지시간) 종합한 전국 여론조사 평균에서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49%,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48%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NYT와 시에나대가 대선 전 마지막으로 실시한 25일 조사까지 반영한 수치다.
NYT·시에나대 마지막 조사에서는 해리스와 트럼프가 각각 48%로 동률을 기록했다. 지난 14일까지만 해도 같은 조사에서 해리스가 50%, 트럼프가 47%로 3% 포인트까지 벌어졌으나 트럼프가 최근 맹추격하면서 격차가 사라졌다. 해리스는 지난 8월 7일 처음 역전한 이후 한 번도 우위를 내주지 않았지만 선거를 목전에 두고 ‘지지율 크로스’ 위기까지 왔다. 25일 공개된 CNN의 투표 의향층 대상 마지막 전국 여론조사에서도 두 후보 지지율은 47% 동률이었다.
경합주 싸움 역시 동률 또는 1% 포인트 내의 피 말리는 초접전이다. NYT가 종합한 7대 경합주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해리스는 펜실베이니아와 미시간, 위스콘신에서 각각 49%로 트럼프(각각 48%)를 1% 포인트 앞섰다. 반면 트럼프는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에서 각각 49%를 얻어 해리스(각각 48%)를 1% 포인트 차로 제쳤다. 네바다에서는 48%대 48% 동률이었다.
미국 대선은 전체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하면 승리한다. CNN 추산으로 현재까지 해리스는 226명, 트럼프는 219명을 확보한 상태다. 나머지 7대 경합주 93명을 어느 후보가 얼마나 가져가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린다.
해리스는 러스트벨트(쇠락한 북동부 공업지대)인 펜실베이니아(선거인단 19명), 미시간(15명), 위스콘신(10명)에서 승리해 총 44명을 추가로 얻으면 정확히 270명을 충족할 수 있다. 트럼프는 강세를 보이는 남부 선벨트(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애리조나·네바다)를 모두 가져가고 러스트벨트 중 1곳에서 이기면 넉넉히 승리할 수 있다.
양당 지지층은 똘똘 뭉친 상태다. CNN 조사에서 아직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았다고 답한 투표 의향 유권자는 2%에 불과했다. 투표 전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유권자도 9%에 그쳤다.
워싱턴포스트는 “어느 쪽도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가운데 현대 역사상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는 대선이 마지막 열광의 날로 접어들었다”며 “이미 수천만명이 사전투표를 마쳐 이제 선거 승패는 각 캠프가 지지층을 결집하고 아직 누구를 지지할지 결정하지 못한 극소수의 유권자를 설득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임성수 특파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