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북한군, 총알받이 용병 불과… ICBM 정상 각 쏠 수도”

입력 2024-10-25 00:16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이병주 기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이 러시아로 파병된 북한군에 대해 “총알받이 용병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김 장관은 또 북한이 2주 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정상 각도로 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한군은 지금 인민군복이 아닌 러시아 군복으로 위장하고 아무런 작전 권한 없이 러시아군의 통제하에 시키는 대로 움직이고 있다”며 “김정은이 자기 인민군을 불법 침략전쟁의 총알받이로 팔아넘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김정은이 자신의 독재정권을 공고히 유지하기 위해 그런 것”이라며 “그 사실이 들통날까봐 주민들한테 알리지 않고 쉬쉬하는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현재까지 식별된 북한이 제공한 무기는 미사일과 포탄 위주”라며 “포탄은 1000만발에 가깝고 병력은 주로 특수부대·공병·포병 등을 포함해 1만2000명 정도일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파병된 북한 병사가 3000명 정도라는 국가정보원의 분석에는 동의한다며 11군단(폭풍군단) 외에 다른 부대가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일각에서 공개한 사진과 영상 속 북한군의 모습을 보면 정예병이라기 보다는 체격이 왜소하고 얼굴도 앳돼 보인다는 질의에는 “확인이 제한된다”고 답했다.

김 장관은 북한이 미 대선 전 ICBM을 정상 각도로 시험 발사할 가능성도 언급했다. 북한은 그간 ICBM을 정상 각(30∼45도)보다 높은 고각으로만 쐈는데 정상 각으로 쏘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 시험이 가능하고 사거리는 더 길어진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북한군 파병과 관련해 “결국은 우리 안보에 위협 요인으로 돌아올 텐데 우리가 손 놓고 앉아 있을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외통위는 국감에 앞서 ‘북한 전투병의 러시아 파병 규탄 및 세계 평화를 위한 국제협력 촉구 결의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합의했다. 결의안에는 북한의 러시아 파병이 침략전쟁에 가담한 불법행위라는 사실, 북한 병력 철군과 추가 이송 계획 철회 촉구, 북한의 오물풍선 테러와 미사일 도발에 대한 규탄 등이 담겼다.

한편 국방위 국감에서는 군 출신인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이 신원식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에게 “우크라이나와 협조가 된다면 북괴군 부대를 폭격, 미사일 타격을 가해서 피해가 발생하도록 하고 이 피해를 북한에 심리전으로 써먹었으면 좋겠다”고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낸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신 실장은 “잘 챙기겠다”고 답했다. 해당 메시지는 지난 21일 주고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국방위원들은 “국민을 전쟁터로 내모는 위험천만한 행위”라며 한 의원 제명과 신 실장 해임을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국회의원 개인의 텔레그램 대화를 정치적으로 악마화하고 있다”며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맞불 성명을 냈다.

박준상 기자 junwit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