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3분기까지 누적 4조4000억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된다. 시장금리 하락에도 대출 규모 자체가 늘어 나머지 금융지주들의 실적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24일 3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하고 9월까지 누적 당기순이익이 4조395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포인트 증가했다고 밝혔다. 3분기 자체 당기순이익은 1조6140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한 2분기(1조7322억원)보다는 감소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1조3689억원)과 비교하면 17.9% 증가했다.
KB금융 관계자는 “1분기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관련 충당부채 전입,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축소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도 불구하고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 성장이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룹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증가한 9조5227억원을 기록했다. NIM 하락에도 대출 규모 자체가 커지며 이자 이익이 좋아졌다. 지난달 말 기준 KB국민은행의 원화대출금은 362조원으로 6월 말 대비 2.9% 증가했다. 증권·손해보험·카드 등 계열사 순이익도 1년 전보다 성장하는 흐름을 보였다.
KB금융지주는 이날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공개했다. 당장 내년부터 보통주자본비율(CET1)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에 나올 잉여자본은 내년 1차 주주환원 재원으로, 내년 중 CET1 13.5% 초과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 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총주주환원율도 업계 최고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평균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10%, 자사주 매입·소각 연평균 1000만주 이상, 위험가중자산(RWA) 성장률 6.1%(과거 10년 평균) 이하 관리 등의 목표도 제시했다. 이날 밸류업 발표에 앞서 열린 이사회에서는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추가 매입·소각 계획과 3분기 배당금(주당 795원)이 결의됐다.
시장에서는 다른 금융지주도 3분기 호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당기순이익에 대한 시장 전망치는 총 4조7874억원이다. 지난해 3분기 4조4423억원보다 7.8% 증가한 규모다.
회사별로는 신한금융지주가 1조366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2.1%, 하나금융지주는 1조256억원으로 6.5%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금융지주의 3분기 순이익은 8933억원으로 1년 전보다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3분기 은행 평균 대출성장률은 약 2.5%로 상당히 양호할 전망”이라며 “대형 금융지주사 실적은 대체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를 상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