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석 이기흥 동행명령장… 정몽규 “규정에 따라 열심히 했다”

입력 2024-10-25 01:39
정몽규(가운데) 대한축구협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지방 일정 참석을 이유로 종합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은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에게 동행명령장을 발부했다. 이 회장은 자취를 감췄지만 체육회의 독단적 운영과 불공정 제도 개선 거부 등을 꼬집는 여야 의원들의 지적은 이어졌다.

문체위는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 회장에 대한 동행명령장 발부 안건을 여야 합의로 의결했다. 당초 기관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던 이 회장은 전북 남원에서 진행된 유소년 스포츠 콤플렉스 업무 협약식 참석을 이유로 전날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은 “이 회장이 지방 행사를 일부러 타진해 만들었다”며 “국회 문체위를 모독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지난 22일 체육단체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았다. 체육회의 후원사 독점 계약, 방만한 예산 집행, 일감 몰아주기, 회원종목단체 관리 부실 등이 문제로 거론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의 갈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이 회장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체육단체장들의 연임 문제도 재차 언급됐다.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은 체육단체장 연임 심의를 맡는 스포츠공정위원회의 구성과 절차를 개선하라는 문체부 시정명령을 거부한 이 회장을 두고 “무소불위의 권력이 됐다”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내년 1월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해 3선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다. 이날 출석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4선 도전에 대해 “내년 1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다각도로 검토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두 단체장이 연임에 성공해도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축구협회는 홍명보 국가대표팀 감독의 선임 과정 의혹을 시작으로 내부 행정, 예산 사용 등 여러 문제로 국회의 지적을 받고 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현안질의 이후 감독 선임의 공정성이 회복됐다”며 최근 신상우 여자 대표팀 감독의 선임 사례를 예로 들었다.

정 회장은 “모든 걸 완벽하게 다 잘한다고 말할 순 없지만 규정에 따라 열심히 잘 했다”며 “남자 대표팀 감독 선임은 항상 반대 의견과 많은 논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 감독 선임 절차에 문제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셈이다. 또 정 회장은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혔던 이임생 기술이사가 문체위 현안질의 이후 “쇼크로 우울증이 생겨 입원했다가 퇴원했다. 조만간 거취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