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2030년까지 미래형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TIMEVILLAS)’ 매장을 최대 13개로 늘려 업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정체된 백화점 사업 대신 젊은 소비자들의 선호가 높은 쇼핑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롯데백화점의 국내외 백화점·쇼핑몰 운영 경험과 롯데그룹 차원의 유통·엔터테인먼트·숙박·문화 콘텐츠를 활용해 경쟁사를 넘어서겠다는 의지다.
롯데백화점은 24일 경기도 수원에 타임빌라스 1호점인 ‘타임빌라스 수원’을 그랜드 오픈했다. 기존 롯데몰 수원점 면적의 약 70%를 바꾸는 대규모 리뉴얼 프로젝트의 결과물로, 지난 5월 프리오픈 때보다 신규 매장 수가 늘어 완전히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게 롯데백화점의 설명이다. 이날 오픈 행사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도 참석했다.
‘시간도 머물고 싶은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은 타임빌라스는 백화점과 쇼핑몰의 경계를 허물고 강점을 결합한 미래형 쇼핑몰 전략의 핵심이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는 전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쇼핑몰이 국내 리테일(유통) 산업의 주축이 될 것”이라며 “국내 백화점 사업이 2030년까지 매년 2% 성장하는데 그치는 반면 쇼핑몰은 17%의 높은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은 2030년까지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점을 시작으로 인천 송도와 대구 수성, 서울 상암, 전주에 4개의 신규 쇼핑몰을 세우고 롯데몰 6∼8개점을 타임빌라스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전국의 쇼핑몰 13개를 통해 매출 6조60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또 베트남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의 성공 모델을 바탕으로 해외 신규 출점을 추진해 국내외 합산 2030년 목표 매출을 7조원으로 제시했다.
정 대표는 “패션과 F&B(식음료), 엔터테인먼트, 컬처, 트래블&비즈니스(여행&업무) 등 고객이 바라는 모든 경험이 연결된 쇼핑몰의 미래가 타임빌라스”라고 강조했다.
쇼핑몰이 계획대로 늘어나면 사업별 매출 구성비도 달라진다. 백화점이 지난해 기준 75%에서 2030년 60%로 낮아지고, 쇼핑몰은 1%에서 30%로 높아진다. 이렇게 되면 국내 쇼핑몰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해 신세계 스타필드를 제치고 선두에 오를 수 있다고 롯데백화점은 기대하고 있다. 스타필드는 올해 초 오픈한 수원을 비롯해 하남·코엑스몰·고양·안성에 점포가 있다. 정 대표는 “경쟁사의 경우 현재 2028년까지 대형 쇼핑몰 오픈 계획이 없다”며 “롯데가 쇼핑몰을 확장하기에 좋은 기회”라고 했다.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의 차별화 전략으로 도심과 가까운 매장, 롯데 그룹사와 연계, 건축적 가치, 프리미엄 상품기획·서비스 역량을 내세웠다. 대도시 인근의 부지를 쇼핑몰 사업 부지로 전환하고 롯데그룹 계열사 콘텐츠를 연계해 ‘멀티 콤플렉스’(복합몰)를 선보인다. 또 세계적인 유명 건축가와 협업해 지역 랜드마크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