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113만8000원 ‘황제주’ 등극… 지분 확보경쟁 기대감이 주가 끌어올려

입력 2024-10-25 02:15
연합뉴스

고려아연 주가가 24일 상한가로 치솟으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상 공개매수가 끝나면 주가가 급락하는 흐름과 상반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 영풍 연합(MBK 연합)이 시장에서 유통되는 지분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계속 펼쳐질 것이란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 올렸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9.91%(26만2000원) 오른 113만8000원에 마감해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황제주(1주당 100만원 이상 주식) 반열에 올랐다. 경영권 분쟁 전 코스피 시가총액 40위권이던 고려아연은 이날 13위로 올라섰다. 시총도 23조5603억원을 기록했다.


이날 상한가는 앞서 진행된 고려아연과 MBK 연합 공개매수로 승자가 뚜렷하게 가려지지 않은 영향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아연보다 먼저 공개매수를 끝낸 MBK 연합은 고려아연 지분 38.47%를 확보했다. 이에 맞서는 최 회장은 재계 우호지분을 포함해 약 34% 지분을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 회장 우군으로 나선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이 공개매수로 지분 2.5%를 확보했다고 가정하면 약 36.5%로 늘어난다. 양측 지분 차이가 2% 포인트 내외로 좁혀진 것이다.

다만 기관 투자자의 지분경쟁 참전은 아직 포착되지 않았다. 이날 고려아연 주가를 올린 주체는 개인이다. 개인은 고려아연 주식 35억8400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외국인은 5억7800만원, 기관은 9억3900만원 규모로 각각 순매도했다. 양측의 공개매수로 줄어든 유통물량에 개인 투자자가 매수에 나서며 주가가 급등했다는 분석이다.

고려아연은 전날까지 진행된 자사주 공개매수 결과를 아직 발표하지 않았다. 통상 상장사들이 공개매수 마감 후 3영업일째 되는 날인 결제일에 알리는 것을 고려하면 고려아연은 주말을 지나 28일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려아연이 소각할 자사주 규모에 따라 오히려 MBK 연합과의 지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어 결과를 일찍 공유하기보다 최대한 미룬 뒤 사전 대응책을 세우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한 영풍정밀도 이날 동반 상한가로 치솟았다. 영풍정밀은 공개매수 기간이 종료된 이후 20% 넘게 하락했지만 이날 고려아연 상승세에 힘입어 함께 치솟았다. 영풍정밀 상한가도 개인이 주도했다. 개인이 15억5800만원, 기관이 900만원 각각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15억400만원 순매도했다.

이광수 기자 g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