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차세대 먹거리 ‘무인화 무기’ 정조준

입력 2024-10-25 02:23

저출산으로 병력 자원 부족 문제가 나타나자 방산 업계가 ‘무인화 무기’를 해법으로 주목하고 있다. 사람을 대신해 인공지능(AI)이 무기를 운용하거나 전세를 분석하는 등 기술로 병력 부족을 메꾸려는 시도가 펼쳐지고 있다. 국내 방산 기업들도 무인화 무기를 미래 먹거리로 삼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개발 경쟁에 뛰어들었다.

세계적으로 저출산 흐름이 이어지면서 인구 감소로 인한 병력 공백이 각국의 공통 사회 문제로 부상했다. 세계 최강이라는 미군도 약 130만명의 병력이 필요하지만 현재 2만명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국군 병력이 50만명이 필요하지만 2022년 말 기준 48만명에 그친다. 2040년에는 병력이 35만명 수준으로 줄어든다는 관측이 나온다.

방산 업계에서는 사람의 조작이 필요 없는 무인화 무기가 확산하면 병력 부족 문제를 일부 해소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과거에는 살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무기 사용에 관한 판단은 사람이 최종적으로 해야 한다는 윤리적 책임론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AI가 사람보다 판단이 더 빠르고 정확할 수 있다는 신뢰가 쌓이면서 무인화 무기 도입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서 무인기 등 무인화 무기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실전에서의 경쟁력도 일부 증명됐다. 24일 얼라이드마켓리서치에 따르면 AI 기반 무인 무기체계 시장 규모는 2020년 약 16조원에서 2030년 41조원으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10.4%의 성장률이다.

업계에서는 무인화 무기 관련 원천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는지가 향후 방산 기업들의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본다. 국내 방산 기업들도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기술 개발에 들어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에 대한 성능 실험을 미국 해병대 훈련장에서 진행했다. 아리온스멧은 AI와 딥러닝 기술을 통해 사람과 차량을 식별할 수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자체 다목적 무인기에 AI 조종사를 탑재하는 것을 목표로 기술을 개발 중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7월 미국 사족보행로봇 전문 기업인 고스트로보틱스를 인수하고 무인화 무기 개발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방산 기업들의 무인화 무기 수출 경쟁력은 아직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술 개발 속도전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