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낙관론 깨졌다… 2.4% 성장률 적신호

입력 2024-10-25 00:10

수출이 7분기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3분기 국내 경제가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한국은행의 분기 전망치보다 0.4% 포인트 낮아진 것으로, 연간 성장률 전망치(2.4%) 달성 역시 힘들어졌다. 한은은 올해 1분기 1.3% ‘깜짝 성장’ 후 연간 전망치를 2.5%로 높였다가 지난 8월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한은이 24일 발표한 ‘2024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치)’을 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2분기 대비 0.1% 성장했다. 전 분기 역성장(-0.2%)에서 벗어나 플러스로 전환되긴 했지만 지난 8월 한은이 예상한 0.5%와 차이가 크다.


예상보다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은 수출이 뒷걸음질친 영향이 컸다. 3분기 수출은 비(非)IT 부문 수출이 부진하고 IT 수출이 한풀 꺾이며 2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비IT 부문에서 자동차는 완성차 부품 업체 파업과 시설 보수 영향을, 화학제품·전기장비는 전기차 수요 둔화의 영향을 받았다.

이에 따라 수출은 2022년 4분기 -3.7%를 기록한 이후 7분기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순수출(수출-수입)의 3분기 성장률 기여도는 -0.8% 포인트로 2분기(-0.1% 포인트) 대비 확대됐다. 수출 부진이 1% 포인트 가까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는 의미다. 이는 2022년 3분기(-1.6% 포인트)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전체적인 수출 흐름은 양호하게 이어지겠지만 수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그간 수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내수의 성장률 기여도는 0.9% 포인트로 전분기 -0.1% 포인트에서 개선됐다. 건설투자(-0.4% 포인트)는 부진을 이어갔지만 설비투자(0.6% 포인트), 민간소비(0.2% 포인트)가 전 분기 마이너스에서 플러스로 전환됐다.

3분기 성장률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한은(2.4%)과 정부(2.6%)가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가능성도 높아졌다. 신 국장은 “3분기 성장률이 낮아 2.4% 달성은 어렵다. 4분기 1.2% 성장해야 2.4%가 나온다”고 밝혔다.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를 위해 미국을 찾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기재부 1급 간부들과 화상회의를 열고 “수출이 조정받으면서 성장 강도가 예상에 미치지 못했다”며 “미 대선, 주요국 경기, 중동 정세 등 대내외 여건을 면밀히 점검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