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라도 그렇지…’ 체면 구긴 日, 1인당 GDP 亞 3위

입력 2024-10-25 00:04

올해 아시아 국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순위에서 일본이 한국과 대만에 이어 3위에 그칠 것이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이 나왔다.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첨단산업 보유 여부와 엔저 현상 장기화가 순위 변동에 영향을 미쳤다.

24일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IMF는 지난 22일 공개한 ‘10월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1인당 명목 GDP를 3만6132달러로 전망했다. 지난해(3만5563달러)보다 1.6% 증가한 규모로 아시아 국가 중 가장 높다. 대만의 올해 1인당 GDP는 3만3234달러로, 전년(3만2404달러) 대비 2.6%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반면 일본의 올해 1인당 GDP는 3만2859달러에 그치며 지난해(3만3899달러)보다 3.1% 줄어들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IMF 보고서 기준으로 한국은 2022년에 1인당 GDP가 3만4820달러로 일본(3만4160달러)을 앞섰다. 이번 보고서에선 대만도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1인당 GDP 감소세는 고질적 엔화 약세와 저성장 장기화 여파로 풀이된다. 대만은 TSMC, 한국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AI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며 경제 성장을 이끈 반면 일본은 신규 성장 동력을 발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GDP 산정 기준인 미국 달러 대비 화폐가치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들어 미 달러 대비 원화와 대만 달러는 각각 6.69%, 4.55% 하락했지만, 일본 엔화는 마이너스(-) 7.77%로 상대적으로 하락 폭이 더 컸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실장은 “엔화 약세와 성장산업 유무가 3국 간 순위를 가른 요인”이라고 말했다.

IMF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올해 2.5%, 내년 2.2%로 전망했다. 대만도 올해 3.7%에 이어 내년 2.7%로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만 일본은 올해 0.3%, 내년 1.1%로 1% 안팎 성장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한국의 1인당 GDP는 3만7675달러로 올해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어 일본이 3만3234달러로 대만(3만2859달러)을 제치고 다시 2위를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